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호조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가 설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1분기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 확대에도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2일 램리서치, 도쿄일렉트론(TEL), ASML 등 글로벌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램리서치는 올 2분기 7억5500만달러(약 8972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억1700만달러)보다 22.3% 증가했다.

TEL 실적도 크게 증가했다. 디스플레이 장비 판매·서비스 실적을 포함한 영업이익은 738억4900만엔(약 84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6% 증가했다.

TEL은 분기 매출 96%가 반도체 장비 부문에서 나온 것을 고려하면, 영업이익 증가도 반도체 장비 사업 호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극자외선(EUV) 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ASML의 2분기 영업이익은 9억500만유로(1조2790억원)로 83.2%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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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반도체 장비사 2분기 영업이익. <자료=각사 보고서>>

이들 기업은 반도체 제조의 핵심인 전(前)공정 분야에서 핵심 장비를 공급하는 곳으로, 관련 시장 점유율이 50% 안팎에 이를 만큼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들의 실적은 장비 시장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고, 반도체 제조사들의 투자 동향과 반도체 소자 시장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올해 주요 장비사 실적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1분기부터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급작스러운 메모리 불황기와 칩 제조사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로 실적이 한풀 꺾였지만, 올해 한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설비 투자가 이어지면서 장비 실적도 덩달아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시안 낸드 공장, 국내 평택 캠퍼스 증설 등이 장비사 매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TEL의 경우 올 2분기 한국에서 나온 반도체 장비 매출액(670억엔)은 지난해 같은 기간(369억엔)보다 81%나 증가했다.

램리서치 측은 실적 발표에서 "게임, 5G 시장에서 활용되는 낸드플래시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피터 베닝크 ASML CEO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2020년은 성장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TEL도 2020년 웨이퍼 팹 설비(WFE) 투자는 전년대비 10%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장비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국과 대만 투자가 상당히 늘어 4분기 최대 실적도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