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유관단체가 연일 시끄럽다.
소상공인연합회에서는 '춤판 워크숍'을 시작으로 회장 가족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에서는 회장이 직원에게 지속적으로 폭언을 일삼았다는 이유로 고소 당한 데 이어 부당 행위에 따른 진정까지 주무 부처에 접수됐다.
내홍이 불거지고 있는 이들 두 단체는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에 각각 명시돼 있는 법정 단체다.
소공련은 소상공인 상호 간 친목 도모를 위한 상부상조 사업을 비롯해 창업·투자 및 경영 활동 등에 관한 정보 제공 등, 여성경제인협은 여성 경제인에 대한 연수 및 전문 여성 경제인 양성 등 역할을 수행하도록 법률에 규정돼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두 단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 원인을 해묵은 내부 갈등에서 찾고 있다. 두 단체는 소상공인과 여성경제인을 대변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우리 경제 구조에서 외면 받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700만 소상공인과 140만 여성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탄생했다.
이처럼 수많은 경제 주체를 대변하기에는 여전히 두 단체의 대표성은 미흡하다. 국회가 법을 개정해 소공련 회원 자격을 바꾸려는 것 역시 이러한 대표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풀이할 수 있다.
두 단체의 공통점은 또 하나 있다. 마침 이들 두 단체의 전직 수장은 해당 단체를 발판 삼아 국회에 입성했다. 이렇다 보니 소속 단체의 입장 대변보다는 조직을 사유화하고자 하는 유혹에 흔들리기 십상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 역시 애초 설립 목적보다는 개인의 영달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주무 부처의 관리감독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적지 않은 보조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민간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정부에서도 실태 점검에 나서길 꺼리는 분위기다.
정부 예산을 쓰는 민간단체에 전직 공무원을 위한 자리가 한두 개쯤 있다는 사실은 이젠 비밀도 아니다. 불거지는 논란에 그저 손 놓고 있으라고 둔 자리는 아니다. 내부 관리 체계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볼 때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