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XM3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판매 상승세를 이어가며 3년 만에 내수 10만대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지엠과 쌍용자동차는 현재 추세라면 올해 내수 10만대 판매가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국내 완성차 마이너 3사의 시장 지배력이 크게 약화되면서 내수 3위를 위한 경쟁이 예전처럼 치열하진 않지만, 내수 10만대는 여전히 회사 경영 실적의 밑거름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5만5242대를 판매해 작년 동기 대비 51.3% 증가했다. 국내 완성차 5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다. 판매 상승을 이끈 주역은 올해 3월 출시한 XM3다.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XM3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 내수 판매가 회사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XM3는 출시 2개월 만에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1위에 올랐다. 지난 4개월 연속으로 월 5000대 이상 판매되면서 준중형 세단, 소형 SUV 고객층까지 흡수했다. XM3 상반기 누적 판매는 2만2252대에 달한다.
중형 SUV QM6도 르노삼성차 내수를 견인한 효자 차종이다. QM6는 국내 중형 SUV 가운데 유일하게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을 내놓는 등 꾸준한 상품성 개선을 바탕으로 상반기 2만4946대를 판매하며 작년 동기 대비 48.1% 성장했다.
최근 출시한 SM6 부분변경 모델도 하반기 판매에 힘을 보탠다. 신형 SM6는 두 가지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추가해 주행성능을 강화했다. 리어 서스펜션을 개선해 승차감을 높이고 다양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보강했다. 여기에 QM6 상품성 개선 모델, 전기차 조에 등을 하반기 추가 출시할 계획이어서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올해 내수 10만대 달성이 유력하다.
한국지엠과 쌍용차는 올해 내수 10만대 달성이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두 회사 모두 상반기 내수 판매가 4만대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연식변경이나 부분변경 모델 외 하반기 판매 반등을 꾀할 만한 특별한 신차 계획도 없다.
한국지엠은 상반기 내수 판매 4만1092대로 작년 동기 대비 15.4% 늘었으나, 신차 트레일블레이저를 제외하면 대다수 차종이 하락세다. 주력 모델인 스파크는 1만876대로 작년 동기 대비 12.0% 줄었고, 말리부도 3750대로 45.3% 감소했다. 상반기 1만대 가까이 출고한 트레일블레이저나 수입 차종인 트래버스, 콜로라도 물량 확대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상반기 내수 판매 4만855대로 27.0% 감소하며 업계 최하위까지 내려왔다. 상반기 마땅한 신차가 없었던 쌍용차는 하반기 출시할 G4렉스턴 부분변경 모델과 티볼리 에어 재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발을 빼면서 새 투자자를 찾고 있는 등 회사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도 향후 내수 판매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