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배달대행 업계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기존 이륜차 주력 배달 품목이었던 배달음식·퀵서비스 외에도 즉석식품·화장품·생필품 등으로 배송 품목 범위가 확장되면서 시장 성장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소비자 '라스트마일' 서비스뿐만 아니라 공유킥보드 관리 및 배터리 충전 등 이종 사업과 연계도 활발해지고 있다. 도심물류 주도권 싸움에 이륜차 물류망 확보가 필수요소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대행 브랜드 '스파이더' 운영사 스파이더크래프트(공동대표 문지영 유현철)는 현대기술투자·키움인베스트먼트·HB인베스트먼트·패스파인더에이치·신한캐피탈 등으로부터 최근 시리즈A 투자 계약을 확정지었다. 투자금액은 비공개다.
스파이더크래프트는 라이더 출신 유현철 대표와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 브랜드 전문가 문지영 대표가 지난해 초 공동 창업한 배달대행 전문 업체다. 이륜차 기반의 라스트마일 물류 플랫폼과 장거리 배송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 후발 주자지만 전국단위 거점 물류망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창업 초기부터 전국 배달지사 경쟁력을 강화해 오프라인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유 대표는 배달대행 시장 이해도가 가장 높은 경영자로 손꼽힌다. 라이더 출신으로 배달대행 업체 생각대로를 창업, 업계 1위로 올려놓은 입지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배달대행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경영진의 풍부한 현장경험을 높게 평가 받아 지난해 10월 뉴패러다임인베스트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스파이더크래프트는 기관투자자(FI)의 이번 시리즈A 투자 유치 외 별개로 팅크웨어와 아이나비시스템즈 등 전략적투자자(SI)의 지분 투자도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개별 스타트업 투자에 FI와 SI 투자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사례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배달대행 업계에 경쟁적으로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투자 분석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바로고, 메쉬코리아, 허니비즈, 스파이더크래프트 등 주요 이륜차 물류 스타트업의 현재 누적 투자액 총 합은 약 1600억원 이상이다. 선두권 업체들 몸값은 현재 4000억~5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인성데이타(생각대로)와 업계 선두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바로고는 1년 사이 몸값이 5배 이상 치솟았다. 바로고는 2018년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로부터 시리즈A 200억원, 2019년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으로부터 총 120억원,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시리즈B 7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시리즈B 투자에서 시리즈A 대비 기업가치가 3배 증가한 1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올해 하반기 추진할 시리즈C 투자 라운드에서는 기업가치를 5000억원 수준으로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생각대로는 몸값을 4000억원 수준으로 산정해 법인 매각을 진행 중이다. 퀵서비스 프로그램 업계에서도 국내 시장점유율 약 70%을 차지하고 있어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평가된다. 2016년 자회사 로지올을 설립하면서 생각대로 브랜드를 통해 음식 배달대행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지난 3월 기준 배달주문을 월 1000만건 이상 수행하며 배달대행업계 1위 자리를 굳혔다. 배달 시장 성장세에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주문 수가 늘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재 전국 750개 지점에서 6만4000여개 가맹점 주문을 소화하고 있다.
주요 배달대행업체 투자유치 현황(자료:각사 종합)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