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8조 돌파 어닝 서프라이즈
비대면 산업 활황에 반도체 수요↑
D램·낸드플래시 가격 안정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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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잠정 실적을 내놨다. 2분기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은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상반기 전체로도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상반기보다 실적이 상승했다.

상반기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 사업 회복이다. 삼성전자 실적에서 반도체 영향이 큰 만큼 반도체 실적 개선은 전사 실적에도 큰 힘이 됐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 사업도 예상보다 선전했다. 상반기에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반도체는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이 과제고, 스마트폰과 TV, 가전은 하반기 판매량 확대가 핵심이다.

◇DS부문, 반도체 호조에 디스플레이 일회성 이익 더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공고한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5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예상된다. 전 분기 영업이익 3조9900억원,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3조4000억원보다 20~3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삼성 반도체가 호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코로나19가 지난 1분기부터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시장 활황에 불을 붙였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되던 1분기와 마찬가지로 2분기에도 비대면 사업, 클라우드 환경 구축 사례가 늘어나면서 서버 관리에 필요한 D램과 낸드 플래시 판매가 상당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용 제품 외에도 PC, USB용 메모리 제품 가격도 2분기 동안 안정세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 전용 제품인 DDR4 8GB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4월 평균가 3.29달러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11.9%나 올랐다.

올해 줄곧 오름세를 보였던 USB용 128GB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 2분기 동안 보합세를 보이며 안정적 가격대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수요를 예상하고 2분기에도 투자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지난 6월 평택 2공장에 12인치 웨이퍼 기준 2만~3만장 규모 낸드플래시 신규 라인 구축에 돌입했다. 이 라인은 내년 하반기 가동될 예정으로, 100단 이상 초고층 낸드 생산이 이뤄질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지난 1분기 3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영업부진이 계속되지만, 해외 고객사 위약금 환입으로 이를 만회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2분기 이후 세 분기만에 무너졌던 흑자 기조를 회복했다. 증권가와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 2분기 영업이익을 59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디스플레이 매출은 1분기 보다 대폭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IBK투자증권은 전분기 대비 19.5% 감소한 5조3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퀀텀닷(QD)디스플레이로 핵심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있는데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시장 침체, 생산라인 가동률 저하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해당 기간 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 매출은 각각 2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삼성디플레이 실적이 하반기부터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언택트 확산에 따라 TV 수요가 증가할 조짐을 보이면서 패널 가격 상승 가능성을 내비치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신규 플래그십 모델 출시도 예정돼 중소형 OLED 패널 부문 실적 상승세도 기대된다.

◇IM, 코로나19로 판매 부진…2분기 말 회복세 지속 기대

IT·모바일(IM) 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중후반대로 예상된다. 당초 증권업계가 예상한 1조 초중반대보다는 높은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동기 영업이익 1조56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직전 분기(2조6500억원)보다는 큰 폭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다소 부진했으나 예상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2분기 말부터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재개장하면서 매출과 출하량을 일부 회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7000만대 보다 크게 줄어든 5000만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주요 시장 오프라인 유통망 폐쇄와 제조거점 생산 차질 영향을 받았다.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 국내 판매량은 전작 70% 수준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시장 위축으로 예년 대비 부진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중저가 시장이 강세를 보임에 따라 갤럭시A 시리즈 라인업 확대가 수익률을 일부 만회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크 사업 부문은 각국 통신사 투자 일정이 미뤄지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1분기 대비 감소폭은 10% 안팎으로 추정된다.

3분기에는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이 진정세를 보임에 따라 점진적인 시장 회복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8월 5일 온라인 언팩을 통해 갤럭시노트20 시리즈와 갤럭시폴드2, 갤럭시Z 플립 5G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 모델 5G 지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CE, 글로벌 판매 재개…하반기 시장 확대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예상보다 양호한 70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CE부문은 2분기 초 해외 생산거점이 잇달아 셧다운되고, 오프라인 매장도 문을 닫으면서 심각한 실적 부진이 우려됐었다. 하지만 5월 말부터 생산이 재개되고, 북미와 유럽 등에서 오프라인 매장도 속속 문을 열면서 판매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던 세트 수요가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재개장되며 6월부터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며 TV 및 가전제품에 대한 관심도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2분기 오프라인 매장 폐쇄로 인한 마케팅 비용 절감도 이익 증가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CE부문은 하반기에 상반기 보다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2분기 말부터 시작된 글로벌 수요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TV와 가전 모두 판매 확대를 위해 집중할 계획이다. 하반기에 대형 세일 행사가 이어지는 것도 판매량 확대를 점치는 요인이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