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콘텐츠 영향력 커져... 플랫폼은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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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유료방송채널 편성 제외 시 유료방송 플랫폼 가입 전환 의사 설문조사 결과(자료:정보통신정책연구원).

CJ ENM이 딜라이브에 채널 공급 중단(블랙아웃)을 압박했다. CJ ENM의 이 같은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CJ ENM은 지난해 LG유플러스를 상대로 채널 공급 중단을 예고했다. 압도적 채널 경쟁력을 앞세워 블랙아웃이라는 무기로 프로그램 사용료 계약을 체결했다.

CJ ENM이 LG유플러스 성공 사례를 딜라이브에 적용, 프로그램 사용료 20% 인상을 관철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CJ ENM의 콘텐츠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채널 전송이 중단되면 유료방송 플랫폼을 전환할 지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채널이 제외되면 10명 중 9명이 다른 유료방송 플랫폼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채널 제외 반대급부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더라도 43.1%는 전환하겠다고 답변했다.

tvN·Mnet·OCN 등 채널을 보유한 CJ ENM이 제외되면 과반이 넘는 54.3%가 다른 유료방송 플랫폼로 전환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유료방송 플랫폼이 CJ ENM 채널 제외에 따른 요금 할인을 제공하더라도 10명 중 3명 이상이 다른 플랫폼으로 전환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료방송 플랫폼 전환 의향은 MBC 계열(30.1%), SBS 계열(28.3%), KBS계열(27.9%), 티브로드 계열(16.2%), 딜라이브 계열(15.6%) 순이다.

CJ ENM의 경쟁력을 시사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채널 제공·중단 여부가 유료방송 플랫폼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방증이다.

CJ ENM이 유료방송 플랫폼과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상당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OTT 등 플랫폼 다양화로 케이블TV·IPTV·위성방송 등 전통 플랫폼 입지는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유료방송 플랫폼과 PP 간 역학관계가 이전과 달라진 것이다.

일각에선 CJ ENM이 딜라이브에 초강수를 던진 건 달라진 역학관계를 확인하고 이후 장기적으로 다른 유료방송 플랫폼과 협상에서 우위를 지속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또 CJ ENM뿐만 아니라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한 지상파 방송사와 종합편성채널도 유료방송 플랫폼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블랙아웃을 수시로 동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유료방송 전문가는 “어떤 경우에도 시청자를 볼모로 하는 행위가 용납돼선 안 된다”며 “유료방송 플랫폼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는 상호보완관계에 있는 만큼 상생·협업 체계를 구축,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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