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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지난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와 관련된 4건의 분쟁조정 신청에 대해 판매사가 투자 원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하는 결정을 내렸다. 원금 100%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라는 결정은 금융투자상품 분쟁조정 사상 첫 사례다.

전체 라임 무역금융펀드 피해자는 개인 500명, 법인 58개사에 이른다. 피해 규모는 총 1611억원에 달한다. 나머지 피해 사례에 대해서도 이번 결정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는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이 신청된 4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민법 제109조)를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해당 4건의 판매사는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다. 관련 분쟁조정 신청은 총 108건이고, 2018년 11월 이후 펀드에 가입한 72건 가운데 대표 유형 4건을 추렸다.

분조위가 판매계약 상대방인 판매사에 투자 원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계약 체결 시점 당시 이미 상당한 투자 원금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펀드를 판매하고 투자자 착오를 유발하는 등 각종 중대한 불법 행위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 조사에 따르면 피해자들과의 계약 체결 시점 당시 이미 주요 투자자산인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 등 해외 무역금융펀드 부실이 총수익스와프(TRS) 레버리지까지 겹쳐 투자 원금의 76~98%가 부실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운용사는 투자제안서에 수익률과 투자위험 등 핵심 정보를 허위·부실 기재했다. 판매사는 이를 그대로 투자자에게 제공, 착오를 유발했다. 착오가 없었더라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정도로 법률 행위의 중요한 부분에서 착오를 유발했다고 분조위는 인정했다.

또 판매자의 허위 투자 정보 설명, 투자자 성향 임의 기재, 손실보전각서 작성 등으로 합리적인 투자 판단 기회가 박탈됐다고 봤다. 이에 따라 투자자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판매사의 투자금 전액 반환을 결정했다.

정성웅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투자자의 자기책임원칙을 정상적으로 물을 수 없는 상황이 인정돼 금융투자상품 분쟁조정 사례 가운데 처음으로 투자 원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례를 구체화해서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A장학재단은 은행 직원 소개로 금투회사 직원을 소개받아 무역금융펀드에 가입했다. 가입 당시 이미 투자 원금의 76%가 손실됐지만 금투회사 직원은 라임이 허위·부실 기재한 투자제안서를 그대로 설명·교부했다. 또 투자자 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 기재, 장학재단이 기본재산 11억원을 그대로 부실펀드에 가입토록 했다.

가입 후 장학재단 이사회에서 장학금 재원이 초고위험 금투상품에 가입된 것에 문제를 제기하자 은행 직원이 '원금 손실이 발생할 경우 변상을 약속한다'는 손실보전각서를 작성해 주기까지 했다.

'보험에 가입한 안전한 상품'이라며 판매한 사례도 있었다.

70대 주부 B씨는 은행 직원이 보험에 가입된 안전한 상품이라고 강조, 무역금융펀드에 가입했다. 펀드 판매 당시 투자 원금의 83%가 부실화됐지만 해당 은행 직원은 라임이 허위·부실 기재한 투자제안서를 그대로 교부했다. 또 투자 경험이 없는 B씨의 투자자 성향을 적극투자형으로 임의 기재했다. 고령투자자 보호 절차인 관리자 사전 확인도 거치지 않았다.

이번 분쟁조정 신청자와 금융사가 조정안 접수 후 20일 이내 조정안을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된다.

정 부원장보는 “이번 분조위에 상정된 4건 이외의 나머지 피해자에 대해 조속히 자율조정이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면서 “조정 절차가 원만히 이뤄지면 최대 1611억원의 투자 원금이 전액 반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판매사별로 보면 우리은행 650억원, 신한금융투자 425억원, 하나은행 364억원, 미래에셋대우 91억원, 신영증권 81억원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