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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9일 21대 전반기 상임위원장 자리 18개 중 17개를 민주당 의원들로 선출했다. 지난 15일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해 총 6개 상임위원장 선출한 지 2주 만이다. 여야 협상이 결렬되면서 결국 민주당이 전 상임위를 싹쓸이 한 셈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장 표결을 진행했다. 11개 상임위원장에는 운영위원장 김태년, 정무위원장 윤관석, 교육위원장 유기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박광온, 행정안전위원회 서영교,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도종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이개호, 환경노동위원장 송옥주, 국토교통위원장 진선미, 여성가족위원장 정춘숙,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정성호 의원이 선출됐다.
박 의장은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경제난국, 남북경색으로 국가는 비상시기”라며 “국민과 기업들의 절박한 호소를 더이상 외면할 수 없어서 원 구성을 마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국회의장과 여야 모두 국민과 역사의 두려운 심판을 받겠다”며 “국회 운영의 기본은 국민과 국익이다. 그 어떤 것도 국민과 국익 앞설 수 없단 것이 의장이 확고한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여야가 진정성을 갖고 마음을 열고 원만한 국회 운영을 위해 최선 다해주시길 바란다”며 “그게 국민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에서 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선출 소감에서 “미래통합당을 배제하고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게 된 것을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코로나19로 힘들어 하는 국민의 삶을 지키고 기업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미룰 수 없었음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본회의에 앞서 민주당과 통합당은 원 구성 협상을 위해 지난 28일 늦은밤까지 협상하고 상당부분 가합의안에 의견이 조율됐지만 이날 오전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제안하는 7개 상임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이 견제, 균형 차원에서 그다지 의미가 없다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며 “저희들은 민주당이 제안한 7개 상임위원장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결국 의회독재를 선포했다”며 “협상의 끝자락까지 명분을 쌓기위해 근거 없이 제1야당 대표의 과도한 개입을 운운한다. 허위사실로 내부분열까지 획책하는 여당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미래통합당은 이에 굴하지 않고 정책대안과 합리적인 비판으로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21대 국회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도 민주당의 상임위 독식을 비판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상임위원장 배분은 교섭단체에게만 주어진 권한이지만 교섭단체 양당은 협상에 실패해 18개 상임위원장을 하나의 당이 독식하는 사태가 됐다”며 정의당은 상임위원장 선출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상임위원회 선출에는 민주당과 열린민주당만 참여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