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연구진이 낸드플래시 고적층을 위한 획기적인 소재를 개발해 화제다. 범용으로 쓰이는 소재보다 두께가 얇은 데다 멀티레벨셀(MLC) 기술 구현도 가능해 저장 공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 기존 공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제조사의 설비 투자를 최소화하는 장점도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창환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낸드플래시 고도화를 구현할 수 있는 강유전체 신소재를 개발했다.
삼성 미래기술육성센터 과제(책임교수 송윤흡 한양대 교수)중 하나로 최 교수 연구팀은 하프늄옥사이드(HfO2)에 알루미늄을 덧입힌 물질을 고속 급냉해, 강유전체의 특성을 극대화한 소재를 개발해 발표했다.
강유전체는 외부에서 전기장을 가하지 않아도 두 가지 이상의 전기적 분극을 갖는 재료를 말한다. 메모리 반도체가 비휘발성 특성을 가지면서 0 또는 1로 구성된 데이터를 저장하려면 강유전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존하는 낸드플래시는 옥사이드, 나이트라이드,옥사이드(ONO)로 이뤄진 박막들을 메모리저장소로 사용한다.
이 박막의 두께는 20nm 수준이다. 문제는 박막 두께를 더 이상 얇게 만들기 어려운데다, 낸드플래시 속도 개선과 저전력화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ONO 물질의 대체재를 찾기 위해 로직 반도체 공정에서 쓰던 하프늄옥사이드와 알루미늄을 활용한 다양한 소재를 개발했다.
하지만 기존에 발표한 연구 결과는 한 셀에 다양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멀티레벨셀(MLC) 기술 구현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고용량을 요구하는 최근 트렌드에 적합하지 않다.
최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와 관련 기술은 잔류분극과 항전기장을 크게 향상시켜 멀티레벨셀(MLC) 낸드플래시 제조에 적용할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 소재로 만든 낸드플래시는 개선된 분극특성으로 다치화가 용이하다. 게다가 10nm 이하로도 박막 두께를 구현할 수 있어 고집적에 바람직하다.
아울러 강유전체 박막기반의 3D 낸드플래시 개념을 제시해 차세대 초고층, 저전력 낸드 구현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더군다나 하프늄옥사이드 소재는 로직 반도체 분야에서 이미 신뢰성이 검증된 물질이다. 반도체 제조사가 별도 설비 투자를 진행하지 않고도 이 물질을 활용해 새로운 낸드플래시를 제조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다.
이 소재는 반도체 관련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회인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의 초고밀도 집적회로(VLSI) 관련 심포지엄에 소개됐다. 특히 채택된 86개 논문 가운데 기술위원회가 선정하는 13개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선정돼 큰 주목을 받았다.
최 교수는 “강유전체 구현 기술은 학계에서 상당히 트렌드로 떠오르는 기술”이라며 “낸드플래시 고집적화에 활용될 차세대 하프늄옥사이드 소재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범용과 가까운 수준으로 끌어올린 사례”라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