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우버워크스, 시프트기그 등 디지털 노동플랫폼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실시간 온디맨드 방식으로 일자리를 연결해 주는 잡플랫폼이 활성화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대환 타임리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10년 동안 디자인 액셀러레이터로 활동해 온 투자매칭 전문가다.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에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정부기관에서 10년 동안 일했다. 김 대표는 정보기술(IT) 기반 노동플랫폼이 잘 성장하고 있는 미국처럼 우리나라도 조만간 일자리와 인력 간 불일치를 해결해 주는 디지털 잡플랫폼이 자리 잡을 것이라 확신하고 지난해 창업했다.
창업 초기엔 대학교 인근 상가와 대학생 시간제 아르바이트 연결에 초점을 맞췄다. 경기가 어려워서인지 생각보다 일자리가 많이 등록되지 않아 물류와 운송, 제조 분야로 적용 영역을 전환했지만 이 역시 경기 연동이 심해 활성화되지 못했다.
“초기엔 개발한 플랫폼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보다가 학교에서 보결 시간강사 구인이 어렵다는 문제점을 발견하고 학교 구인에 최적화한 기능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잡플랫폼이 학교와 시간강사를 모바일로 실시간 연결해 주는 '타임리에듀'이다. 그동안 학교는 교원 휴가나 출장 등으로 인한 결원 발생 시 제한된 인력풀 안에서 대체시간 강사를 구해야 했다. 직접 연락하는 게 번거로웠고, 강사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타임리에듀는 가입 회원의 교원자격증과 전문교과 및 경력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학교에서 시간강사 공고를 등록함과 동시에 모바일로 알림을 보내 강사가 지원하고 학교가 채용을 확정하는 시스템이다.
김 대표는 24일 “모바일로 실시간 연결하기 때문에 채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 준다”고 설명했다. 타임리에듀에는 김 대표의 사범대 수학교육과 졸업 후 기간제 교사 활동과 20년 동안 한국과 미국에서 창업생태계를 경험한 다양한 노하우가 담겨 있다.
타임리에듀 플랫폼 유용성을 확인한 학교와 시간강사 회원은 급격히 늘었다. 서비스 6개월 만에 서울·충북·대구·세종 등 지역의 1850여개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고, 강사는 약 1140명이 가입했다. 등록된 수업 8500여 시간을 현재 연결하고 있다.
타임리는 최근 타임리에듀를 통해 등교 개학에 맞춰 보결강사뿐만 아니라 기간제·방과후 강사, 학교가 필요한 소프트웨어(SW)·상담·진로교육 등 전문강사,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및 보건 인력 구인서비스도 오픈했다.
김 대표는 “타임리에듀를 활용하는 전체 강사의 50% 이상이 20대 초반 사회초년생과 50대 중·후반 은퇴·조기퇴직 교원”이라면서 “그동안 활성화되지 못한 교육 분야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타임리에듀가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타임리에듀는 앞으로 5년 안에 전국의 학교 교직원과 학원 강사들이 매일 메신저처럼 사용하는 교육 분야 '링크인' 같은 프로페셔널 소셜 플랫폼을 지향한다.
타임리는 잡플랫폼 글로벌서비스를 꿈꾼다. 김 대표는 앞으로 국가별 글로벌 멘토단 풀을 구성해 학교에서 섭외하기 힘든 해외전문가를 매칭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우선 이달안에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등에 근무중인 실리콘밸리 멘토단 그룹을 활용, 원격으로 진로교육, SW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하기 위해 조만간 미국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설립하고, 올 하반기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