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포람페'…'코로나19' 불황에도 '슈퍼카 전성시대'

작년比 판매량 45%↑ 사상 최대
포르쉐, 대기 물량 풀려 3489대
람보르기니 131대·페라리 73대
수입차시장 성숙기 소비자 증가세

'포르쉐·람보르기니·페라리.'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일명 '포람페'라 불리는 고가 스포츠카 브랜드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내수 경기 침체 속에서도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경신하며 초고속으로 질주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이 성장기를 넘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남과 다른 고가 브랜드를 원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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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파나메라.

2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포르쉐·람보르기니·페라리 판매량은 3693대로 전년 동기(2541대) 대비 4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7년 수입차 시장 개방 이후 사상 최대치다. 같은 기간 수입 승용차 시장이 0.9%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 성장세다.

고가 스포츠카 시장 확대를 주도한 건 포르쉐다. 지난 두 달 연속 월 1000대 판매를 기록한 포르쉐는 올해 누적 판매 3489대를 기록하며 전체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6위로 올라섰다. 포르쉐 판매를 이끈 차종은 '파나메라'(1272대)와 '카이엔'(1088대)이다. 두 차종 모두 1억원이 넘는 고가의 가격에도 올해만 1000대가 넘겨 팔렸다. 이어 새롭게 출시한 신형 '911'이 609대로 성장세를 이어갔고, '마칸'(341대), '박스터'(253대) 인기도 꾸준했다.

포르쉐 판매가 급증한 가장 큰 이유는 올 상반기 기존 대기 물량이 풀린 탓이다. 포르쉐는 물량만 뒷받침된다면 올 하반기 판매가 더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형 911과 카이엔 쿠페에 이어 하반기 첫 전기차 '타이칸' 등이 추가 투입을 앞뒀기 때문이다. 앞서 포르쉐는 2018년과 2019년 연속으로 4200대 이상을 판매했다. 올해는 이를 넘어선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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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우루스.

포르쉐보다 평균 가격이 높은 람보르기니와 페라리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올해 1~5월 131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82대) 대비 59.7% 증가했다. 람보르기니 브랜드 첫 SUV 우루스는 올해만 95대가 팔리며 성장을 이끌었다. 우루스 가격은 2억5000만원대를 호가한다.

페라리는 올해 73대를 신규 등록했다. 사상 최대 실적은 아니지만 모델 대다수가 3억원 이상인 슈퍼카 브랜드임을 고려하면 견조한 성장세다. 페라리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도 신차 계약과 출고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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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F8 트리뷰토.

일각에선 고가 스포츠카를 법인 명의로 구매해 실제 개인이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계속 제기된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판매된 수입 승용차 10만여대 가운데 개인 구매는 6만2000여대, 법인 구매는 3만8000여대 수준이었다. 1억원 이상 고가 스포츠카의 법인 구매 비중은 평균 80%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등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를 소유했던 자동차 마니아 고객층이 차량 교체 시기 포르쉐나 람보르기니 등 희소성이 높은 스포츠카 브랜드로 차량을 바꾸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이런 소비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향후 고가 수입차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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