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전국 단위 점포를 온라인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 한편, 새로운 사업 기회도 모색하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내년까지 전체 매장에 절반에 달하는 41개점을 2시간 이내 온라인 배송이 가능한 풀필먼트 스토어로 전환하기로 했다.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해 배송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중계·광교점 2곳이 온라인 전초기지로 탈바꿈했다. 롯데는 이 같은 바로배송 거점 매장을 연내 18개점으로 확대 예정이다.
언택트 소비에 따라 늘어난 온라인쇼핑 수요가 대형마트의 기능 확장 기회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온라인 식품 구매가 급성장하면서 빠른 근거리 배송을 제공할 수 있는 오프라인 점포의 활용성도 높아졌다. 지난 4월 음·식료품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작년 동기대비 42.6%나 급증했다.
특히 선도가 중요한 신선식품의 경우 소비자 생활 권역 내 오프라인 배송 거점 여부가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대형마트의 경우 도심 핵심 상권에 위치한 만큼 온라인 유통업체 물류센터보다 소비자에게 빠르고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온라인 사업과 시너지 효과도 돋보인다. 코로나 사태로 주문량이 급증한 SSG닷컴의 경우 물량의 상당 부분을 오프라인 매장인 이마트에서 분담 처리했다. 온라인 전용물류센터가 있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권역의 경우 이마트 점포 기반 물류센터(P.P센터)가 배송 거점 역할을 한다. 이마트는 P.P센터 인력을 단기 증원해 처리 가능 물량을 20% 이상 확대했다.
홈플러스도 온라인 전략 핵심으로 점포 풀필먼트센터(FC)를 내세웠다. 각 점포를 온라인 전초기지 삼아 과도한 출혈 없이 전국 물류망을 구축한다는 계산이다. 풀필먼트를 구축한 홈플러스 원천점의 경우 온라인 배송 건수가 7개 이상 늘었고, 온라인 매출도 250%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매장을 활용한 빠른 배송이 온라인 식품 구매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을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오프라인 인프라를 갖춘 대형마트가 온라인 유통업체 대비 차별화 경쟁력 확보와 효율적 비용 집행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향후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 판매 채널이 아닌 빠른 배송을 위한 배송 거점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