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코앞인데···” 최장기 재택근무 시행 중인 네이버·카카오 '고심'

코로나 장기화 대비 중장기 전략 필요 목소리

코로나19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대기업들의 고심이 깊다. 국내 기업 가운데 최장기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지만 현 상태 유지와 새로운 업무 방식 채택 등을 결정해야 할 때가 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중장기 업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충고도 나온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르면 다음 주 재택근무 체제 연장을 결정한다. 두 회사는 지난 5월까지 일주일 단위로 재택근무 여부를 결정하다가 이달부터는 적용 기간을 한 달로 확장했다.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변수를 예측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7월이 다가오며 다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가 됐다.

현재 네이버는 전환근무, 카카오는 순환근무라는 이름으로 각각 일주일에 1~2회 출근하며 업무를 보고 있다.

직원들의 반응은 갈렸다. 관리직 이하 직원 대부분은 재택근무 적응을 마친 분위기다. 한 카카오 직원은 “팀원은 2월부터 이어진 재택근무에 적응한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출근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반면에 팀장급 이상 관리직 직원은 정상 근무 가동 요구가 강하다. 네이버의 한 리더급 직원은 “대면 지시나 이행, 회의가 원활하지 않다”면서 “방역 체계를 가동하고 순차적으로 정상 근무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양사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양사는 재택근무에도 지난 1분기에 호실적을 거뒀다. 원격으로도 서비스·상품성 유지가 가능함을 증명한 셈이다. 각사 경영진의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인터넷 기업은 이미 올해 말까지 재택근무를 확정했다. 구글코리아는 본사 방침에 맞춰 연말까지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사무실에는 10% 미만의 직원이 출근하고 있다. 주로 서비스 운영을 위한 필수 엔지니어이다. 구글은 외부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에게도 가능하면 7월 초까지 타사 인원과의 접촉을 줄일 것을 지시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역시 상반기 재택근무를 기본 형태로 바꿨다. 페이스북은 올해까지 원하는 직원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10년 안에 직원 절반이 상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꿀 방침이다. 트위터는 아예 무기한 재택근무를 선언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의사에 따라 재택근무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 유럽은 초기부터 장기 경영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변수를 통제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권 국가는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경영전략을 선호한다”면서 “각각 장단점이 있는 전략으로, 한국 스타일은 임기응변에 강하지만 큰 단위의 경영 프로세스를 설계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위 교수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도 최소한 분기 단위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 기업과 업태가 비슷한 게임사는 이달부터 사실상 정상 근무로 전환했다. 코로나19 장기화를 전제로 회사마다 대응 매뉴얼을 확보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달부터 일명 '3+2' 체제로 근무하고 있다. 일주일에 3일 근무가 기본이다. 넥슨은 이를 통해 출근율을 60%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지난달부터 자체 방역을 강화하고 정상 출근을 하고 있다. 기저질환자와 임신부 등은 재택근무를 허용한다. 이들 기업에서는 아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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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소재 카카오 사옥성남=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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