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협력업체의 제조현장 기술력이 바이오 진단키트 기업의 생산성 혁신으로 이어졌다. 정부의 긴급사용승인에도 대량 생산에 대한 어려움을 겪던 솔젠트는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전문가 20여명의 밀착 지원으로 생산량이 73% 증가했다. 6주만에 이뤄낸 성과다.
대전 소재 진단키트 전문업체 솔젠트는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솔루션이 자재관리, 물류동선, 포장 공정, 설비 자동화 등 회사의 기존 업무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고 10일 밝혔다.
자재와 부품을 구분관리하기 위한 바코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물류 이동거리를 148m에서 98m로 34% 줄였다. 독일산 제품 수입에 의존하던 용기도 국산화했다. 비전검사·시약분주·라벨링 자동화 설비 등 스마트 시스템도 보급했다.
그 결과 솔젠트의 생산성은 1주당 1만1900키트에서 73% 증가한 2만571개 키트로 증가했다. 용기에서 발생하는 불량률 역시 40%가 줄었고, 제조 원가도 50% 가량 줄었다.
특히 용기 국산화는 삼성전자 협력회사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독일로부터 수입길이 막히자, 삼성전자 사출 및 금형 분야 협력회사가 대체 용기를 만들었다. 그간 수작업으로 용기에 고무 오링을 삽입하는 공정을 없애 원가를 크게 줄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폰 공정에 필요한 부품을 만드는 업체인 만큼 아주 높은 정밀도로 가공할 수 있는 기술력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공장 구축으로 거둔 성과가 기대 이상으로 높았던 만큼 솔젠트 측은 추가로 스마트공장 생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생산공정 전체를 스마트화하는 동시에 설비 역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솔젠트의 생산 혁신은 물량 증가가 시급한 진단키트 업체 가운데 처음 가시적으로 나타난 성과다. 이날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 삼성전자에서 솔젠트를 방문한 이유도 이런 스마트공장 구축에 따른 생산혁신 성과를 알리기 위해서다.
솔젠트의 스마트공장 구축은 중기부와 중기중앙회가 실시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형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에 따라 이뤄졌다. 총 1억원의 사업비 가운데 정부가 30%, 삼성전자가 30%의 구축 비용을 부담했다. 중기부는 현재 스마트공장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SD바이오센서, 코젠바이오텍 등 진단키트 업체의 성과보고회 역시 조만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김종호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장은 “삼성이 수년간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해 터득한 노하우를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면서 “IT산업의 초정밀기술과 바이오 산업과 연결된 것이 큰 의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천 중기부 차관은 “정부와 대·중소기업이 코로나19 대응과 중소기업 현장의 생산 애로를 해결하는데 함께 협력해 스마트솔루션을 찾고 성과를 낸 대표 사례로서 의미가 크다”면서 “중소기업의 현장혁신을 위해 스마트공장 지원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