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기지국 '지노드비' 4플러스 등급
보안 우려 해소…글로벌 입지 강화 전망
화웨이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가 국제 공통평가기준(CC) 인증을 획득했다. 2018년 말 인증을 신청한 지 약 1년 반 만으로, 통신장비업계 최초다. 5G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화웨이가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등 경쟁사를 따돌리고 시장을 주도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국제보안평가상호인정협정(CCRA)에 따르면 스페인 정보기관(CCN)이 지난 5일(현지시간) 화웨이 5G 장비에 CC 인증서를 발급했다. 국제 CC인증은 정보기술(IT) 제품의 보안성을 인증하는 제도이다. 미국, 유럽 등 국가마다 다른 정보보호 시스템 평가 기준을 연동하고 상호 인증한다. 국제적으로 보안성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화웨이 5G 장비에 대한 보안 평가는 CCN 산하 E&E가 담당했다. CC 인증 제품은 '화웨이 5900 시리즈 5G 지노드비 소프트웨어(SW)'다. '지노드비'는 이동통신표준화기구 3GPP가 제정한 5G 기지국이다. 5G 기지국은 안테나, 코어망 신호 전송 장비, 코어망 신호 취합 장비에 설치되는 SW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보안 등급은 '평가보증등급(EAL) 4플러스(+)'를 받았다. 4등급이면서 인증 이후 배포에 대한 부분까지 평가받았다는 뜻에서 '플러스'가 붙었다. EAL은 1~7등급으로 나뉘며, 7등급이 가장 높다. 화웨이가 받은 EAL 4+ 등급은 네트워크 장비로 취득할 수 있는 최고 등급이다. 인증 유효기간은 발급일로부터 5년이다.
화웨이는 보안 우려 불식을 위해 국제 CC 인증을 받아 왔다. 5G 장비 보안 이슈가 불거지면서 지난 2018년 국제 CC 인증을 받겠다고 자처했다. 이번 인증이 보안 우려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준호 한국화웨이 최고정보보안책임자(CSO)는 7일 “CC 인증은 글로벌 보안 인증 업계에서 공인하는 표준 보안 인증”이라면서 “화웨이가 4G부터 5G까지 어려운 CC 인증을 취득한 것은 보안에 대한 노력과 자신감, 역량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5G 시장이 초기인 만큼 화웨이가 이번 인증을 바탕으로 글로벌 5G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글로벌 5G 시장은 2020년 378억달러에서 2026년 1조1588억달러(약 1400조원)로의 성장이 전망된다.
화웨이 장비는 경쟁력 있는 가격과 앞선 기술력에도 보안 이슈가 걸림돌이었다. 국제 CC 인증 획득은 화웨이에 각별한 의미일 수밖에 없다. 물론 국제 CC 인증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제품을 채택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공공기관은 국제 CC 인증을 받은 유선장비가 까다로운 평가를 거친 만큼 인증이 없는 제품보다 우선 고려하는 정도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