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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을 위한 인공지능(AI for All)'이 서울대 AI연구원이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AI는 컴퓨팅·소프트웨어(SW)뿐 아니라 인문·사회법·과학·예술 등 다양한 분야와 사람들에게 필요합니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미래사회 모든 분야에서 AI의 융합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AI가 SW 영역을 넘어 하드웨어(HW) 영역으로 성장하면서 물리적인 세계,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에 왔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동향은 올해 서울대 AI연구원이 추진할 프로젝트에도 나타났다. 당초 7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했지만 총 32건 신청이 몰렸고, 최종적으로 10개 프로젝트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연구 분야는 금융·수학·의학·신약 개발 등 융합 연구 분야가 다수다. 장 원장은 “인문사회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이공계와 같이 AI 융합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 서울대 AI연구원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장 원장은 지금까지 AI가 닫혀있던 가상세계관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다면 이제는 실세계로 나와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단계라고 봤다.

그 시작은 스마트팩토리 등 제조산업 분야다. 국내 제조업은 오류와 불량에 대한 거부감에 AI 도입이 늦었다. 최근 GE·지멘스 등 스마트팩토리 글로벌 기업의 실증과 현장 도입 사례를 보면서 투자를 시작하고 있다.

장 원장은 “글로벌 제조산업에 AI 도입 사례가 늘면서 국내 기업이 실질적인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이전에는 관련 문의와 교육 정도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실제 제조현장 도입을 위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가 전체적으로 AI 융합 인력이 부족하고 호소했다. 지금 산업과 사회에서는 AI 도입에 대한 수많은 요구가 있지만 이를 맞춰줄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AI를 현장에 어떻게 적용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른다. AI에 대한 이해와 현장에 대한 이해를 모두 갖춰 이를 적절하게 융합할 수 있는 조율자가 필요하다.

AI연구원이 올해 목표 중 하나로 AI 융합인재를 양성하려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교수 간 연구 토론도 특정 분야를 정하지 않는다. 학과와 전공 상관없이 모여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시도를 한다. 최근에는 인턴을 모집하기도 했다. 서울대 출신이 아니어도 지원할 수 있게 문을 열었다.

AI 융합 연구를 통해 커리어를 쌓은 인재들이 현장에서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장 원장은 AI 연구에 있어 '균형'을 강조했다. AI 발전에 따른 일자리 감소, AI 윤리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중요한 것은 '적정선'이라고 말한다. AI를 똑똑하게 하려면 자율성을 줘야 하지만 반대로 이를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도 요구된다. 기술표준, 법규 문제도 마찬가지다. 표준과 법·제도는 필요하지만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장 원장은 “AI가 생활 속으로 파고들면서 법·제도 문제가 더 많이 제기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균형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만큼 법과 윤리 연구 그룹을 통해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