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주문 및 대행 플랫폼들이 경쟁적으로 도심물류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출범한 배달의민족 'B마트'를 시작으로 메쉬코리아 '온디맨드 배송', 허니비즈 '초특가마트'에 이어 이달 바로고도 나우픽과 손잡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역시 올해 하반기 다크스토어 개념의 신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배달시장 경쟁 포인트가 기존 식당 배달에서 완제품·비식품까지 빠르게 확전되고 있다. 각 사마다 운영 방식 및 배송 시스템이 달라 서비스 차별화, 상품 구색 및 화주 확보전이 가열될 전망이다.
도심물류는 기존 식당 배달과 비교해 장점이 많다. 음식 조리에 드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데다 특정 지점에서만 픽업이 발생하므로 각 식당을 찾아다니는 동선 낭비가 없다. 단일 지점에서 여러 주문을 동시 픽업해 소화할 수 있어 배달기사의 기대 수익이 높아진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거래액과 매출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비자는 오프라인 구매의 장점인 '즉시 소유'를 온라인 구매에서도 누릴 수 있게 된다.
바로고는 직영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바로고 넥서스(바로고앤) 서울 강남 허브를 통해 도심물류 사업 출범을 알렸다. 허브(지사) 내 일정 공간을 입점사에 내 주고 매출의 일정 비율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바로고는 이처럼 운영가능한 직영점을 약 20곳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바로고는 공간 외 다른 자원을 투입하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추가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해당 지점에서 발생하는 물동량은 바로고가 독점하므로 배달기사 운영 및 영입에도 유리하다. 입점사 역시 지대가 비싼 지역에 전진 물류센터를 전략적 거점으로 구축할 수 있다.
첫 번째 제휴사는 '온라인 편의점'을 표방하는 나우픽이지만 향후 비식품 분야로 취급 품목 확대를 추진 중이다. 실시간 배송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올리브영〃랄라블라 등 화장품 H&B와 협력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올리브영 '오늘드림' 배송 서비스의 경우 주문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배송 인프라 확대를 지속 추진 중이다. 아울러 직영 허브는 콜드체인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수산물 및 육가공품 등으로 품목 확장이 용이하다. 회를 노량진에서 퀵으로 배송하면 건당 1만원 정도 비용이 들지만 바로고 방식을 활용하면 3000~4000원으로 1시간 내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메쉬코리아의 '부릉 물류망'은 이륜차와 사륜차를 동시 활용한 도심물류라는 특징이 있다. 외곽 물류창고에서 도심지 내 부릉 스테이션으로 향하는 간선배송, 백화점 및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로 직접 향하는 라스트마일 전담배송 배송 모두 사륜차로 수행이 가능하다. 특히 사륜차 전담배송은 배송물량이 많고 고품질 서비스가 필요한 업종에 적합하다. 협력사 니즈에 맞게 실시간, 반나절, 당일 배송으로 세분화해 '온디맨드 배송'을 표방한다.
현재 이마트 당일배송 서비스 '쓱배송' 및 밀키트 전문 업체 프레시지 상품 배송을 기반으로 화주를 지속 확대 중이다. 수주건수가 확대되면서 기존 100여대 규모였던 사륜차 보유대수를 최근 두 배 가까이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대행업계 관계자는 “거점을 촘촘하게 만들 수 없는 유통기업들이 도심거점 물류 모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