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서명법 개정안 통과로 시장 후끈
아톤·라온시큐어·시큐브 등 진입
클라우드형·생체인증 서비스 내놔
기존 인증기관도 절차 간소화 집중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인증 업계가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이용자 확보를 위해 각종 사설인증서가 시장에 나올 채비를 마쳤다. 인증 시장 자리다툼이 벌어지는 동안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톤, 라온시큐어, 시큐브, 시큐센 등 인증 업체가 전자서명법 개정안 통과를 계기로 신규 서비스를 준비했다. 기존 공인인증기관에선 4300만 이용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는다.

아톤은 다음달 클라우드 구독형 인증 서비스를 출시한다. 기존에 온프레미스형으로 구축했던 사설인증 시스템을 클라우드형으로 확대 제공한다. 기업은 클라우드를 통해 빠르고 편하게 인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간편한 절차로 고객 자산을 보호하려는 기업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아톤이 이동통신 3사와 제공하는 '패스' 인증서는 플랫폼 기반 사설인증 서비스다. 1년 만에 발급건수 1300만건을 돌파했다. 전자서명법 통과로 '패스' 활용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종서 아톤 대표는 “정부 '한국형 뉴딜' 정책과 전자서명법 개정안 통과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장하고 인증 시장도 급격히 성장할 것”이라면서 “사설인증서 시장 자율 경쟁이 본격화한 만큼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온시큐어는 파이도 기반 생체인증과 블록체인 기반 분산ID가 주력 사업이다. 전자서명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부터 본인 인증과 자격 증명 관련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 이용자 친화적인 인증 서비스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라온시큐어가 지난 1월 병무청에 구축한 블록체인 간편인증 서비스는 누적 이용자 15만명을 넘겼다. 병무행정 서비스를 이용할 때 공인인증서나 일회용비밀번호(OTP)를 써야 할 필요를 없앴다. 오는 12월에는 경상남도 도민을 대상으로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를 개시한다. 경남도민은 공공기관 웹사이트나 모바일 서비스에 온·오프라인 디지털 신분증을 갖게 된다.

시큐브는 비대면 사회 현상에 부합하는 인증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본다. 전자서명과 본인 인증이 필요한 각종 응용 서비스 분야에 '시큐사인'을 적용한다. '시큐사인'은 행위 기반 서명 인증 기술로 특허를 다수 확보했다.

시큐센은 바이오 전자서명과 바이오 인증 서비스로 공인인증서 대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권 대상 본인 인증, 공공기관 민원 서비스, 전자서명 분야 핀테크, 온라인 전자상거래 본인 인증 등에 적용된다. 단말기나 별도 저장 수단이 필요없다. 제3 신뢰기관인 금융결제원을 통해 법적 구속력을 갖는 부인방지 기능을 제공한다.

기존 공인인증기관에선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힘쓴다. 이재훈 한국무역정보통신 팀장은 “기존 공인인증서 고객이 툴킷이나 추가 비용 없이 자사 사설인증으로 매끄럽게 넘어올 수 있도록 서비스를 준비했다”면서 “비대면 시대 절차를 간소화할 방법에 주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사 등 다른 기업 서비스와 경쟁하려면 공인인증기관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산업별 인증 시장에 맞춘 새로운 인증 체계를 개발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공인인증서가 당장 시장에서 사라지진 않을 전망이다. 김운봉 라온시큐어 상무는 “공인인증서에서 '공인'이라는 말만 떨어진 것”이라면서 “공인인증서가 당장 사라지는 것이 아닌 기존에 불편했던 점이 개선되고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개발되는 흐름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향후 3~4년간 인증 시장에서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본다. 전자서명법 개정안은 6개월 뒤 시행되고 기존 인증서 유효기간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최대 1년 6개월까지 공인인증서는 시장에 남아 있을 전망이다. 국세청, 조달청 등 민원 시스템에서도 공인인증 시스템은 당장 대체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제도 아직 남았다. 이재훈 팀장은 “전자서명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만들 때 신원확인 절차 등이 큰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확인지정기관 등 세부사항 조정과 각종 인증 서비스 호환을 위한 표준 마련도 풀어야 할 숙제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