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유럽 경제 주도권 찾자" 경쟁 합류
중국, 글로벌 이통 퍼스트 무버 야심
일본, 비욘드 5G 3대 전략 목표 수립
미국, 민간에 6G 기술 확보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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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요 국가가 6세대(6G) 이동통신 연구개발(R&D)에 착수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은 국가 R&D 역량과 예산을 동원해 8~10년 이후 상용화될 6G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주요 국가 6G 준비는 결코 이르다고 볼 수 없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한 우리나라는 6G 개념설계 단계부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글로벌 주요 국가와 경쟁·협력으로 6G도 확고한 글로벌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과 선제 투자가 필요하다.

◇EU, 6G 경쟁 합류

6G 기술은 개념 설계 단계다. 초저지연(최대 20Gbps)·초고속(최저 0.001초)·초대용량(100만개 이상 기기 동시 접속)이라는 5G 3대 성능을 10배가량 높이고, 인공지능(AI)과 위성통신 등을 적용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과 전문가에 따르면 세계 주요 국가는 2028~2030년 6G 상용화를 목표로 초기 기술 선점을 위한 기술개발(R&D)과 투자를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유럽연합(EU) 전문매체 유랙티브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포괄적인 산업 전략을 위한 기본구상'을 입수, 6G 관련 내용을 핵심과제로 포함했다고 보도했다. EU 차원 6G 기술 개발 의지가 공식화된 문서로 드러난 건 처음이다.

EC는 유럽이 10년 이상 중장기 전략 아래 글로벌 경제 주도권을 찾기 위해 스마트 네트워크와 서비스 분야 연구와 혁신을 포함한 '전략적 유럽 파트너십' 구축을 목표로 6G 기초기술 개발과 투자를 가속화할 것을 제안했다.

사물인터넷(IoT), 로봇 공학, 나노 기술,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5G, 고성능 컴퓨팅, 양자 컴퓨팅 등을 6G와 연계한 기술과제로 제시했다.

민간 차원에서는 오울루대 등 민간 연구기관은 6G포럼을 결성하고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화웨이, 노키아, 로데슈바르츠 등 주요 기업과 공동연구를 선언했다.

6G 포럼은 매년 6G 기술 백서를 발간하고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6G 핵심성능지표(KPI) 등을 제안한다. EU는 에릭슨·노키아 등 글로벌 통신장비 제조사를 보유한 강점을 활용, 6G를 계기로 글로벌 통신시장 주도권을 되찾고, 미래 디지털 경제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中, 6G 시대 확고한 주도권 목표

중국은 6G를 계기로 글로벌 이동통신 '퍼스트 무버'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2030년을 5G 상용화 목표 시점으로 제시했다.

중국 과학기술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교육부, 공업정보화부, 중국과학원, 자연과학기금위원회 등 정부기관은 '6G 기술 연구개발 사업 가동회의'를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6G 기술 연구개발 추진 사업팀'과 '전문가팀'을 구성했다.

추친업무팀은 6G 기술 개발을 위한 국가 컨트롤타워로, 주요 부처 공무원으로 구성해 업무를 조정해 6G 기술 개발 효율과 속도를 높이는 역할이다. 연구팀은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등 6G 기술분야 최고 전문가 37명으로 구성, R&D 관련 주요 의사결정과 검증을 담당한다.

2개 팀은 6G 기술 예비 연구를 시작하며 모바일 통신과 보안 분야 등 기초이론, 설계방안, 핵심 기술문제 해결, 표준 제정 등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 기업도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6G 개발을 본격화한다. 화웨이는 캐나다 글로벌 R&D센터에 6G 연구소를 설립, 연구를 시작했다. 차이나모바일은 칭화대와 6G 연구개발 협력체를 가동한다.

◇6G로 역전 노리는 美·日

일본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주도권을 위한 디지털경제 활성화 정책 일환으로 6G 시대에 대비한다.

총무성은 6G 관련 단말기·장비와 혁신서비스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로 '비욘드5G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비욘드5G 전략에 따라 △글로벌 퍼스트 △혁신창출 생태계 △자원 집중투자 등 3대 전략목표를 수립했다. 2025년 6G 핵심기술을 확보, 6G 필수 특허 10%를 선점해 2030년 44조엔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6G 인프라 시장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30%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일본은 5G에서는 한국·중국에 비해 상용화가 늦었지만, 6G에는 선제적인 전략으로 대응해 동아시아 지역 통신 패권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미국 정부도 민간의 6G 기술 확보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는 6G·7G 연구개발 용도로 95㎓~3THz 대역을 개방했다. 뉴욕대 등은 기업 연구자금을 받아 6G 연구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18년 7월부터 6G 연구개발에 착수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도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국방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핵심기술을 개발, 민간산업에 이관하는 미국의 산업기술 혁신 패턴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전문가는 5G 연구개발 시점을 고려할 때 2020년이 6G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등 비대면 경제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초연결 네트워크 인프라가 국가 경제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성이 커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동구 연세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2012년 5G포럼을 결성해 기초연구를 시작해 2019년 상용화한 경험을 고려할 때 2020년 6G 기초연구 시작은 결코 늦지 않다”며 “6G 연구는 미래 통신, 디지털뉴딜 주도권을 확보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