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AI 기자' 'AI 몬스터' 'AI 영상 편집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AI) 투자 결실을 거뒀다.
엔씨는 지난 달 28일 머신러닝 기반 'AI 기자'를 상용화했다. 머신러닝 기반 AI 기술로 작성되는 기사는 국내 최초다. AI가 일기예보 데이터와 한국환경공단 미세먼지 자료를 파악한 뒤 스스로 기사를 작성한다. 매일 하루 3번(새벽·아침·오후) 작성하며, AI가 작성한 기사는 연합뉴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엔씨는 2018년 5월 연합뉴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AI 미디어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기간 동안 엔씨가 개발한 AI는 날씨 기사 3년 치를 읽고 기사 작법을 습득했다.
현재까지 로봇 기사는 증시나 스포츠 경기 결과 등 정형화된 데이터를 미리 만든 템플릿에 넣어 만드는 방식이었다. 엔씨가 개발한 AI 기자는 머신러닝 기반 자연어처리(NLP) 기술을 습득해 문장을 100% 자체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엔씨는 기자 업무를 돕는 AI 기술도 개발한다. AI가 기사 내용을 파악해 관련 사진을 자동 추천하는 기술, 특정 이슈 흐름을 파악해 타임라인에 따라 자동으로 연표를 생성하는 기술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엔씨 게임에는 AI를 적용한 몬스터도 있다. 일반적인 게임에서 등장한 보스는 게이머에게 아이템 주기 위한 자원 역할이 대부분이었지만, '리니지2M'에 등장하는 보스는 게이머 전쟁 상황을 조율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한 예로 리니지2M 여왕개미 보스는 자신의 굴에 들어온 사람 중에서 어떤 혈맹이 우세하고 위기인가를 파악할 수 있다. 그에 따라서 강한 혈맹에 버프를 주거나 약자에 스턴을 주는 등 최대한 많은 시체를 만들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이 외에도 전투 상황에서 약자를 도와주거나, 캐릭터 전체에 페로몬을 뿌려 게이머 상태를 일거에 바꾸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엔씨는 영상을 편집하는 AI도 선보였다. 엔씨가 운영하고 있는 야구 정보 서비스 'PAIGE(페이지)'에서는 경기 종료 직후 AI가 직접 편집한 '경기 요약 영상(Condensed Game)'을 제공한다. 모든 타석 결과를 15~20분 수준으로 편집한 영상으로 이용자가 3시간에 달하는 야구 경기 전체를 짧은 시간에 확인하기 용이하다.
엔씨는 지난 2011년부터 AI 연구를 시작했다. AI 센터와 NLP 센터 산하에 5개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전문 연구인력은 150명에 달한다.
엔씨 관계자는 “엔씨는 게임사로 잘 알려져 있지만 게임 외 기술 영역 투자,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AI는 엔씨가 R&D에 꾸준히 힘을 쏟고 있는 대표 분야로 가시적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