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부설기관인 국가핵융합연구소·재료연구소가 독립 법인으로 거듭나게 됐다. 각 기관은 오랜 기다림 끝에 이룬 호재에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앞으로 각 담당 분야 연구가 가속·고도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표현했다.
핵융합연, 재료연 독립은 지난 29일 결정됐다. 국회는 지난 29일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를 통해 핵융합연과 재료연 독립 내용을 담은 '과학기술분야 출연연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은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부설 핵융합연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으로,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을 '한국재료연구원'으로 승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7년부터 각기 관련 법안이 발의되기 시작, 오랜 기간 계류돼 온 사항이다. 이 때문에 20대 국회 내 처리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달리기도 했지만, 이날 처리로 결국 독립 법안화가 가능해졌다.
이후 법안이 정부 이송과 공포 과정을 거치면 향후 6개월 내 효력을 갖게 된다. 이 때까지 각 연구소가 기관 독립을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각 기관은 국회 절차가 마무리 된 것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연구소에서 원구원으로 거듭나고, 법인격을 갖추게 되면서 그동안 어려웠던 일들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유석재 핵융합연 소장은 이번 일이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유 소장은 “ITER는 '법인격을 참여한 곳이 참여한다'는 조항이 있고, 이 때문에 핵융합연은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법인격을 빌려 써왔다”며 “또 핵융합 관련 지식재산권(IP) 관련 사항에 대해서도 장애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부설기관으로서 받을 수 없었던 병역특례 인재 활용도 가능해지고, 핵융합 실증 사업인 K-데모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유석재 핵융합연 소장은 이어 “그동안 부설기관에 머물러 있다는 점 때문에 조직원이 주체의식을 가지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는데, 앞으로는 연구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부분에서 선도적인 일처리가 가능한 동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전에 없던 확장성을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환 재료연 소장은 소재·부품·장비 분야, 코로나19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보다 면밀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이 소장은 “그동안 많은 출연연이 각기 분야에 맞는 재료 연구를 해왔지만, 종합적인 기획과 정책 분야까지 어려웠는데 이번 독립 법안 통과로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각 사회문제 해결책을 재시하는 재료 분야 컨트롤타워 역할을 우리가 해 대한민국 재료 연구에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고 피력했다.
우리나라 기술 발전을 이끄는 '돌파구' 핵심 역할도 자임했다. 이 소장은 “기술은 세계적으로 평준화 돼 있고, 가공이나 조립은 평준화 된 형편”이라며 “결국 소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이번 결정을 통해 우리나라 국민 삶의 질을 제고하고, 우리나라가 다양한 기술분야에서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