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겹꽃 모양 나노구조를 띤 새로운 세슘 흡착제를 개발했다. 세계 최고 수준 속도와 효율로 물속 방사성 세슘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정화하는 길을 열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양희만 박사팀이 속은 비어있으면서 표면적이 큰 '세슘 제거용 꽃모양 티타늄-페로시아나이드 나노흡착제(Hf-TiFC)'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세슘은 방사성 폐수 정화 과정에 중요하지만 효율적인 제거가 어렵다. 특히 방사성폐수는 나트륨, 칼륨 등이 섞여 있어 세슘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원자력연이 개발한 흡착제는 특별한 구조로 만들어졌다. 흡착에 활용되지 않는 내부는 빈공간으로 만들어 무게를 줄이고, 입자 표면은 표면적이 큰 겹꽃 모양 나노구조로 합성했다.
그 결과 기존 미립자 형태의 금속-페로시아나이드에 비해 세슘 흡착 속도가 1만배나 빨랐다. 후쿠시마 사고 수습에 사용된 타이타노 실리케이트에 비하면 32배 빠른 속도를 보였다.
흡착 용량도 뛰어나다. 1g당 최대 454㎎의 세슘을 제거한다. 기존 금속-페로시아나이드 대비 3배, 타이타노 실리케이트 대비 1.7배 뛰어난 결과다.
대표적인 경쟁 이온인 칼륨이 5000ppm 이상 들어 있는 폐수에서도 세슘을 선택하는 분배계수가 타이타노 실리케이트보다 261배 높았다. 바닷물 속에서도 세슘을 99.1% 이상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타이타노 실리케이트의 제거율 78.9% 보다 월등히 우수하다.
개발 흡착제는 산성에 강한 티타늄을 사용, 강산성 폐수에서도 99.8% 이상 세슘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국내 특허출원 중이며 미국, 일본, EU 등 해외 특허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기술 이전을 통해 실제 현장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양희만 박사는 “제조가 쉽고 간편해 상용화의 필수조건인 대량생산도 가능하다”며 “기존 흡착제에 비해 성능이 우수하고 적은 양으로도 대량의 방사성 폐수를 처리할 수 있어 폐액 처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