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파로 1분기 벤처투자 시장도 덩달아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3월부터 신규 벤처투자가 줄기 시작했다. 오는 4~5월 실적은 더 큰 하락 폭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정부에서도 벤처캐피털(VC)과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투자와 출자를 독려하고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연기금·금융권 등 기관출자자 및 스타트업과 간담회를 열고 1분기 벤처투자 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신규 벤처투자는 7463억원으로 지난해 7789억원에 비해 4.2%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파를 벤처투자 시장도 비껴가지 못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당초 우려했던 것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수치를 기록했다”면서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유망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의료와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분야의 약진이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바이오·의료 기업에 대한 1분기 투자액은 22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늘었다. ICT서비스 분야도 같은 기간 대비 21.9% 증가했다. 반면 영상·공연·음반과 유통·서비스 분야는 각각 58.5%, 39.2% 크게 줄었다.
분기 단위로는 4.2% 감소에 그쳤지만 월별로 들여다보면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3월부터 신규 투자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신규 벤처투자는 464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2월까지만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 4475억원보다도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3월 신규투자가 전년 대비 약 15% 줄어든 셈이다.
벤처투자업계에서는 4월 신규 투자 역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벤처투자업계 안팎에서는 4~5월이 '보릿고개'가 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중기부가 이날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간담회를 연 이유도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출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1분기 벤처투자 실적이 4.2% 감소에 그친 반면 신규 벤처펀드 결성 규모는 50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3%가 줄었다. 최근 5년내 가장 적은 규모의 펀드가 결성됐다. 펀드 결성을 위한 출자자의 대면회의가 대부분 연기되고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중기부는 이런 영향을 고려해 앞서 올해 중으로 결성금 가운데 20% 이상을 투자하는 펀드에는 정책자금 수익분의 일부를 추가 지급하고, 손실액을 우선 충당해주는 등 투자 유인책을 내걸었다.
중기부 박영선 장관은 “위기가 기회라는 생각으로 디지털 경제로 대전환과 스마트 대한민국을 위해 기관투자자들과 벤처캐피털이 적극 투자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표> 벤처투자 현황 (단위 : 억원, 개사)
자료:중소벤처기업부
<표> 벤처펀드 결성 현황 (단위 : 억원, 개)
자료:중소벤처기업부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