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한 유가붕괴에 상승하던 증시 '제동'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데 이어 6월물이 20달러를 깨고 하락했다. 잇달은 유가 붕괴에 미국 증시가 하락했고 국내 증시는 낙폭은 줄였지만 이렇다 할 동력은 찾지 못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WTI가 43.4% 하락한 배럴당 11.57달러를 기록하며 이틀 연속 폭락했다. 전일 대비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장을 마감한데다 장중에는 6.50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7월물 WTI도 26달러에서 18달러로 밀렸다.

유가가 이틀 연속 수직 낙하하면서 글로벌 증시에 악영향을 끼쳤다.

미국 나스닥종합지수는 3.48% 하락한 8263.23, 다우산업지수는 2.67% 하락한 23018.88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도 3.07% 하락했다. 실물경기 침체와 기업 이익 감소 우려로 불안감이 커진 증시에 유가 폭락이 겹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22일 국내 증시는 국제 유가 폭락으로 인한 미국 증시 하락 불안감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겹치면서 전일 대비 하락 출발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한 뚜렷한 방향이 보이지 않으면서 증시 낙폭이 줄어들다 소폭 상승해 1890선을 회복하며 마감했다. 코스피는 0.89% 상승한 1896.15, 코스닥은 1.02% 상승한 635.16으로 장을 마쳤다.

전일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5238억원 순매도했으나 이날은 370억원 순매도에 그쳤다. 기관이 전일 1975억원 순매도했으나 이날은 3075억원으로 순매도 규모가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가 폭락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더 심각한 수준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공포 심리가 심화됐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5월 1일부터 부분적으로 경제활동을 재개키로 한 만큼 경제 재개 효과가 실제 지표로 가시화되기까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유가 추이와 기대물가 상승률은 흐름이 유사하다”며 “최근 유가가 급락하면서 기대물가가 다시 급락하고 있어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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