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캡처·조에' 르노 라인업 강화…삼성 떼어낼까

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캡처' '조에' 등 르노 엠블럼을 단 신차를 잇달아 투입한다.

8월 삼성과 상표 계약 종료를 앞두고 르노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20여년 만에 삼성 이름표를 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최근 캡처와 조에 국내 출시를 위한 신차 인증 첫 단계인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마쳤다. 두 신차는 모두 르노 엠블럼과 차명을 그대로 사용해 국내 판매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는 국내 생산 모델에 고유 엠블럼과 차명, 해외 수입 모델에 르노 엠블럼과 차명을 쓰는 투트랙 브랜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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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캡처.

상반기 중 출시할 캡처는 기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3 후속 모델로 2세대에 해당한다. 신형 모델부터는 캡처로 이름을 바꾸고 상품성을 대폭 개선해 소형 SUV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내 인증을 받은 1.5ℓ 디젤 엔진과 1.3ℓ 가솔린 엔진 두 가지 모델이다.

캡처 디젤 모델은 최고출력 116마력, 최대토크 26.5㎏·m를 발휘하며 복합 연비가 17.7㎞/ℓ로 소형 SUV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152마력을 바탕으로 복합 연비 13.5㎞/ℓ를 실현했다. 신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장과 축간거리를 확대하며 실내 공간도 넓어졌다. 전자식 변속기와 9.2인치 디스플레이 등도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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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조에.

하반기 판매 예정인 조에는 르노를 대표하는 주력 전기차다. SM3 Z.E. 전기차에 이어 국내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조에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309㎞를 인증받았다.

기온 변화에 따른 배터리 성능 감소 폭은 23.6%를 경쟁 모델보다 적은 편이다. 조에는 100㎾급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135마력을 발휘한다. 급속 충전을 이용하면 약 30분 만에 5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캡처와 조에가 출시되면 르노와 르노삼성차 두 가지 상표를 사용하는 르노삼성차 라인업은 르노 4종, 르노삼성 3종으로 르노가 더 많아진다. 르노삼성 고유 엠블럼과 차명을 쓰는 국내 생산 차종은 QM6, SM6, XM3 3종인 반면 르노 엠블럼과 차명을 사용하는 차종은 기존 마스터, 트위지에 캡처, 조에까지 4종으로 늘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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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태풍의 눈 엠블럼(왼쪽)과 르노 로장쥬 엠블럼.

르노 신차 보강은 단순한 판매 확대를 넘어 회사 정체성까지 변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신차 출시와 맞물려 삼성과 상표 계약이 8월 4일에 종료되기 때문이다. 상표 사용 계약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으면 2년간 유예기간을 갖게 된다. 그동안 르노삼성차는 전체 매출의 약 0.8%를 상표 사용료로 내고 삼성 브랜드와 로고 등을 사용해왔다.

과거 삼성과 상표 계약 종료 당시에도 결별설이 있었지만, 르노삼성차는 르노 브랜드가 아직 자리 잡지 않았고 삼성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는 이유로 계속 연장해 사용해왔다. 그러나 최근 르노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데다 수출이 정체돼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굳이 내수 시장에서만 사용하는 삼성 상표를 유지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아직 삼성과 상표 계약 종료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면서 “만약 종료되더라도 2년 유예기간이 있기 때문에 곧바로 변화가 있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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