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암세포 산성 환경에서 결정화하는 나노입자 개발…암세포 선택 사멸시켜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첨단연성물질 연구단(단장 스티브 그래닉) 소속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팀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하는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진은 전하를 띠는 리간드를 부착한 금속 나노입자를 이용했다. 리간드는 중심 금속원자를 둘러싼 분자나 이온을 뜻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양전하와 음전하를 각각 띠는 긴 분자를 사용했다.

나노입자는 정상세포와 암세포가 공통으로 갖는 '리소좀' 내부로 침투하는데, 이 나노입자가 암세포 내에서만 덩어리를 이뤄 리소좀을 망가뜨리고 세포를 죽인다.

리소좀은 세포 내 '재활용 쓰레기통' 역할을 하는 주머니 형태 기관이다. 세포에서 못 쓰게 된 다른 기관을 분해해 다시 단백질로 만들거나,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 물질을 파괴하는 활동도 모두 여기서 일어난다. 리소좀 주머니 벽이 파괴되면 안에 있던 '쓰레기'들이 새어나오면서 세포가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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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시야현미경으로 관찰한 세포 내에서 나노입자 이미지. 암세포(왼쪽)에서는 정상세포(오른쪽)와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입자의 뭉침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암세포 주변이 산성이라는 점에 착안, 산성 환경에서 결정화 정도가 달라지는 나노입자를 설계했다. 암세포에서만 결정이 커지는 나노입자가 있다면 암세포 속 리소좀을 파괴하고 세포 사멸까지 이끌 수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금 나노입자 표면에 양전하와 음전하를 각각 띠는 꼬리 모양 분자인 리간드를 특정 비율로 붙였다. 설계한 나노입자는 산성에서 결정이 점점 더 커지는 특성을 가져, 정상세포와 암세포에 주입하자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됐다.

연구진은 또 거대 나노입자 결정을 품은 암세포 리소좀 내부에서 세포 성장을 담당하는 신호 단백질(mTORC1) 작용이 억제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 단백질은 정상세포에서 더 활성화된다.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는 “세포 주변이 산성이고 이물질 배출도 어렵다는 고장난 암세포의 특징을 역으로 활용,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앞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해 항암치료제로서 가능성을 추가로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노입자에 리간드를 붙여 선택적으로 입자 뭉침을 유도하는 방법은 고분자 나노입자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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