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자동차 '리스펙 티볼리'를 출시하면서 기존 '베리 뉴 티볼리'에서 옵션으로 제공하던 안전 스펙을 기본 스펙에 포함해 주목받고 있다. 사실상 100만원 규모 옵션을 기본스펙으로 돌린 셈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리스펙 티볼리 V:3 이상 트림 기본 안전스펙에 '딥 컨트롤 패키지 II' 옵션을 포함하고, 중앙차선 유지보조(CLKA) 기능을 신규 추가했다.
리스펙 티볼리는 V:1, V:3, V:5 트림으로 나뉜다. V:3 트림이 주력으로 쌍용차는 해당 트림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딥 컨트롤 패키지II는 지난해 출시된 '베리 뉴 티볼리'에서 85만원을 지불해야 추가 가능한 옵션이다. 쌍용차가 추가 비용 부담 없이 최첨단 주행안전 보조시스템을 운전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옵션 세부 사양은 △차선 유지보조(LKAS) △차선 이탈경보(LDWS) △앞차 출발 알림(FVSA) △긴급 제동보조(AEBS) △전방 추돌경보(FCWS) △부주의 운전경보(DAA) △안전거리 경보(SDA) △스마트 하이빔(HBA)이다.
쌍용차는 차로 이탈에 따른 사고 예방을 위한 기능도 강화했다. 차선 이탈 방지뿐 아니라 차량이 차선 중앙으로 주행하도록 지원하는 중앙차선 유지보조(CLKA) 기능을 리스펙 티볼리에 적용했다. 이는 경쟁 소형SUV 대부분이 지원하지 않는 기능으로 상품성이 제고됐다.
쌍용차는 운전이 미숙한 사회초년생, 여성 운전자이더라도 리스펙 티볼리 최첨단 주행안전 보조시스템 도움을 받으면 안전운전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기본 안전사양은 강화됐지만 가격은 오히려 낮아졌다. 리스펙 티볼리 가솔린 V:3 트림은 1999만원이다. 베리 뉴 티볼리 가솔린 V:3 트림(2050만원)보다 약 50만원 저렴하다.
이석우 쌍용차 마케팅팀장은 “100만원에 가까운 스펙이 추가됐지만 고객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소비자가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가치소비를 할 수 있도록 옵션과 가격을 구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용차 옵션 및 가격 정책 변화는 차량 판매량 증대가 절실한 상황에서 나온 전략적 조치로 읽힌다. 티볼리는 소형SUV 시장 개화를 이끈 차량이다. 2015년 처음 출시돼 같은 해에만 약 4만5000대가 팔렸다. 하지만 시장 경쟁 심화로 2019년 판매량은 2만9000대에 그쳤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 투자 계획도 차질이 생겼다. 대주주 마힌드라 그룹은 최근 쌍용차 투자 예정 규모를 240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줄였다. 쌍용차는 산업은행 등에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지만, 궁극적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판매량 확대가 필요하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