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 생산 줄며 재고 쌓여
공금 과일 문제 해소하지 못하면
추가 감산·가동중단 불가피할 듯
금융업계 전망치, 작년보다 하향
코로나19 여파로 미국과 유럽 완성차 공장들이 잇달아 셧다운에 돌입하면서 국내 타이어 3사 해외 공장도 일제히 멈춰 섰다. 글로벌 완성차 수요 침체와 공급 과잉,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던 타이어 3사의 올 상반기 경영 실적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는 지난달 중순 이후 미국과 유럽 내 주요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1~2주간 가동을 중단할 방침이지만, 현지 상황이 악화될 경우 향후 추가 감산이나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
먼저 한국타이어는 지난달 30일부터 2주간 미국 테네시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테네시 공장은 연간 550만개 이상 타이어를 생산하는 북미 주요 생산거점이다. 한국타이어 해외 공장 가운데 가장 큰 생산능력(연간 1800만개)을 지닌 헝가리 공장도 지난달 30일부터 셧다운 중이다.
금호타이어는 1일부터 8일까지 미국 조지아 공장을 일시 폐쇄했다. 2016년 본격 가동을 시작한 조지아 공장은 수익성이 높은 초고성능 타이어를 집중 생산해 미국과 멕시코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공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번 가동 중단으로 현지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넥센타이어가 보유한 유일한 해외 생산거점 체코 공장 역시 지난달 27일부터 2주간 가동 중단에 돌입했다. 체코 공장은 작년 8월 말 준공 이후 불과 7개월 만에 생산라인을 멈췄다. 체코공장은 올해 연간 300만개 생산을 시작으로 단계적 증설을 통해 2022년 1100만개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타이어 3사 해외 공장이 문을 닫은 것은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으로 미국과 유럽 완성차 공장 대다수가 생산을 멈추면서 재고가 계속 쌓이고 있어서다. 타이어 공장은 자동화 공정을 통해 특별한 이변이 없는 경우 24시간 생산라인을 돌린다. 상황에 따라 공급을 조정하지 않으면 실시간으로 재고가 급증하는 구조다.
올해 해외 성과를 바탕으로 수익성 강화를 노리던 타이어 3사 상반기 경영 실적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타이어 3사의 미국과 유럽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다. 각사별 미국과 유럽 매출 비중은 한국타이어 64%, 넥센타이어 56%, 금호타이어 37%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타이어 3사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작년보다 하향 조정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1조5286억원, 영업이익 1043억원이다. 작년보다 매출은 6.9%, 영업이익은 25.8%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금호타이어는 매출 5590억원, 영업이익 3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 3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넥섹타이어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1% 줄어든 4790억원, 영업이익은 33.3% 급감한 323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될 2분기 이후에는 실적 악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10년간 미국과 유럽에 대규모 현지 공장을 세워 글로벌 공략을 박차를 가했던 타이어 업계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면서 “공급 과잉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추가 셧다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