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IPO 향방 가를 대형 PC MMORPG, 11일 첫 선

대형 MMORPG 11일 사전 체험
투자비용·기대수익 높아 관심↑
흥행 성패 따라 기업가치 큰 영향
향후 기업공개 시점 가늠 지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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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 기업공개(IPO)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형 PC MMORPG가 리브랜딩하고 담금질에 들어간다. 투자비용이 크고 기대 수익이 높은 작품인 만큼 출시 시기, 흥행 성패에 쏠리는 관심이 적지 않다.

크래프톤 연합 스튜디오블루홀이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국내와 북미·유럽에 서비스할 PC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에어'의 이름이 '엘리온'으로 변경된다. 작년 테스트 결과를 반영해 전투 콘텐츠와 사용자 경험을 개선한다. 게임 정체성인 공중전은 부제(Ascent:Infinite Realm)와 콘텐츠로 남는다.

11일 서포터즈 사전체험을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엘리온은 출시 가능성이 큰 유일한 대형 PC MMORPG다. 엔씨소프트 '아이온' 개발총괄역을 맡았던 김형준 프로듀서가 이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블루홀지노게임즈에서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하기 전부터 블루홀 사운을 짊어진 게임으로 기대가 크다.

카카오게임즈는 대작 라인업 갈증을 해소하고 크래프톤은 테라 이후 끊긴 계보를 이어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이 게임은 하나의 게임을 넘어 양사 IPO 시점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로 평가받는다. 게임 테스트 결과가 기업가치에 주는 영향이 상당할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패스트트랙으로 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그러나 지연된 감리작업과 기대 이하 기업가치에 상장 추진을 미뤘다.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프린세스커넥트: 리다이브' '패스 오브 엑자일' '테라 클래식' '달빛조각사'를 잇따라 연착륙시켰다. 캐주얼 일색에서 벗어났다. 배틀그라운드 PC방 인기 하락과 검은사막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꿀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는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하면서 MMORPG 개발 역량과 지식재산권(IP)을 확보했다. 패스파인더에이트 지분을 취득하고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와 세컨드다이브에 투자했다. 유망개발 자원을 확보하고 퍼블리싱 사업 역량을 증명했다. 수익성이 큰 MMORPG를 추가한다면 종합게임사로서 완결성을 갖추는 셈이다.

올해는 IPO 회계감리 기준이 대폭 완화된다.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2018년부터 상장 준비를 해온 만큼 실무절차도 문제없는 상태다. 관건은 계열사 내 상장 우선순위와 코로나19로 위축된 금융시장 분위기다.

인력배분과 흥행 가능성에서 불리해지기 때문에 동일기업집단 내에서 동시에 IPO를 진행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다. 현재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뱅크 IPO가 유력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언제 IPO가 진행될지 불투명하다.

엘리온은 크래프톤 기업가치 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배틀그라운드가 흥행할 시 최대 7조원가량 수준으로 평가되던 기업가치는 현재 4~5조원으로 언급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인기 하락과 동시에 기업가치도 낮아졌다. 상장 추진이 감지되는 크래프톤이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성장형 수익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배틀그라운드와 '테라 히어로' 만으로는 다소 힘이 부친다. 엘리온이 가시적으로 유일한 반등 모멘텀이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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