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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목구어(緣木求魚)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나무에서 물고기를 찾는다는 뜻으로, 불가능한 일에 매달리는 어리석음을 경계하자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등목어라는 물고기는 나무에도 올라가고 앞으로 걷기도 합니다. 모든 물고기에게 '물 밖'은 저항할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올해 우리FIS는 디지털 테크핀 허브로 재탄생하기 위해 물 밖으로 뛰쳐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이라는 험한 강을 거슬러 오르는 등목어처럼 말입니다”

이동연 우리FIS 대표는 최우선 경영 과제로 '테크핀 기업 전환'을 꼽았다.

금융지주사에 종속된 수동적 IT업무를 뛰어넘어 정보기술(IT)과 디지털 비즈 융합사업을 주도하고 우리금융의 디지털 혁신 허브 기관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등목어 프로젝트'다.

이미 약 200여개 혁신 아이디어를 도출, 사업화 검토에 돌입했다.

그는 말한다. 시간의 흐름은 노화가 아니라 발전이 돼야 한다고 말이다.

굼뜨고 수동적인 우리FIS가 아닌 10년 후 직원 12만명(현재의 100배)을 둔 국내 최대 디지털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어제보다 더 발전한 오늘을 살고 싶다는 그를 만나 우리FIS의 현재와 미래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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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김원석 경제금융증권부장

-금융지주 내 IT계열사는 종속 사업만을 하는 기업으로 평가절하 받는다. 이를 극복할 대안이 있는지.

▲그간 금융 IT자회사는 계열사 업무만 대행하는 조직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그 이면을 잘 들여다보면 IT에 능통하고 보다 전문 인력이 많다는 진실이 숨어있다. IT인력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 이해도가 빠르다. 올해 경영 목표를 'IT·Biz 컨버전스'로 잡았다. 안정과 혁신, 확장이라는 3대 마스터 플랜을 수립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디지털 조직을 만들 계획이다

IT와 비즈니스를 융합한 신상품, 신서비스, 디지털 신기술 역량을 고도화해 우리FIS가 신사업을 역으로 제안하고 사업을 주도하는 형태로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다.

우리FIS는 다른 IT자회사와 출발이 다르다. 개발과 운영, 정보보안 등을 모두 내재화한 국내 유일 금융IT 자회사다. 타 금융IT 계열사는 은행 시스템 운용만 한다. 모든 IT 기능을 자체 개발, 운영할 수 있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 이제 수동적 IT업무 위주에서 탈피해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춘 기업 문화를 정착시키겠다.

-금융시장도 디지털 기반으로 급변한다. 테크핀 시대가 도래했다. 우리FIS의 위상과 향후 기능도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서 IT가 갖는 위상은 어떻게 변할 것이라고 보는가.

▲지난해 금융권 화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이다. 비대면 금융 서비스 의존율이 90%를 넘어섰다. 금융사들이 디지털 신기술에 투자하고 다양한 스타트업과 제휴해 상생 사업을 펼치고 있다. 디지털 혁신은 이제 금융사 생존을 좌우하는 요소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여파가 큰 화두를 던졌다.

언택트 사회 진입을 촉발했다는 점이다. 재택근무와 원격근무, 화상회의 비중이 높아졌다. 소비자들은 대면이 아닌 언택트(비접촉)를 어느 때보다 선호하는 시대가 왔다.

그렇다면 기업도 바뀌어야 한다. '언택트 사회에서 컨택' 경쟁력을 보유하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것이다.

이제 디지털 혁신 준비 단계에 머물러선 안 된다. 디지털 가속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몇년간 한국은 디지털 혁신 준비 기간이 있었다. 이제 디지털 기반 비즈니스와 조직, 서비스 등이 언택트로 가속화될 것이다. 언택트 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서 가장 적합한 '컨택 기술'을 보유한 기업만이 생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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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여파가 많은 것을 바꾸고 있다. 우리FIS는 피해가 없었나, 비상사태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은 수립했는가.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종식되지 않았다. 우리FIS는 1월 중순부터 만반의 준비를 했다. 특히 IT시스템을 운영하는 기업은 확진자 등이 발생했을 경우 전산망이 마비되는 초유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24시간, 365일 무중단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금융 전산망이 뚫리게 될 경우 국가 비상사태로까지 번질 수 있다.

우리FIS도 세부적인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 직원을 세 곳으로 분산배치했다. 어느 한곳이 문제가 되더라도 시스템은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멀티 체제를 갖췄다. 약 226명을 재택근무시키고 있다. 별도 근태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자체 개발, 테스트를 완료했다. 경영진들이 코로나19 대책회의를 매일 한다. 앞서 말했듯 언택트 사회에서 컨택 채널을 어떻게 발굴할지가 기업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코로나19는 IT업계뿐 아니라 모든 산업과 조직을 바꿀 방아쇠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신발장에 신발을 넣으면 발열 등을 자동 체크하는 스마트 하우스, 거실에서 직장 업무를 모두 볼 수 있는 디지털 스마트워크, 내 방에서 통신과 화상회의 등이 가능한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릴 것이다. 우리FIS 분석 결과, 자사 비대면 이용 거래량이 2억건을 넘어섰다. 모든 금융 업무 중 95%가 비대면에서 발생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 가속화를 위해 우리FIS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다.

-올해 주요 추진 사업이 있는가.

▲IT와 비즈 컨버전스를 통해 우리금융그룹 디지털 시너지 창출 중심 역할을 우리FIS가 맡고자 한다. 현재 신사업팀에서 그룹사와 함께 할 수 있는 신사업 과제 후보를 수립하고 있다. 상반기 사업 타당성 검토를 거쳐 하반기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IT인프라도 그룹 공동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추진 중이다. 그룹 공용 클라우드 인프라가 구축되면 그룹사가 원하는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다. 개발 환경 구축에 드는 비용과 시간도 상당히 줄어든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우리금융그룹-우리FIS 간 IT부문 겸직 체제로 비즈니스 현업과 IT 간 의사 소통 채널을 애자일화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업 개척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지주사에서 올해 주요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영역 확장과 질적 성장을 추진 중이다. 우리FIS도 그룹사 글로벌 진출을 밀착 지원하기 위한 실행안을 도출했다.

지난해 우리은행 전 국외지점(10개국 13개 지점)과 유럽, 필리핀 법인에 글로벌신시스템(WGSS)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그간 축적된 글로벌 업무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정부 신남방 정책에 따라 IT금융 인프라 수출 등을 도모할 것이다. 성장성 높은 현지 법인 리테일, 디지털 추진 사업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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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로서 우리FIS를 어떤 기업으로 만들고 싶은가.

▲우리FIS는 약 20년에 걸쳐 우리금융그룹 IT를 전담, 운영해왔다. 지난 2월에는 연속 무장애 90일이라는 소기 성과도 달성했다. 이는 은행 종합온라인 시스템 오픈 이후 약 38년 만에 이룩한 최초 기록이기도 하다. 이 같은 결과는 우리FIS의 우수한 IT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디지털 열풍이 금융시장을 강타했고 외부 여건도 급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다.

IT인력 중 상당수는 한 우물만 파온 전문인력이 대다수다. 비즈니스 마인드보다는 폐쇄적인 조직문화에 익숙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능동적인 디지털 허브 조직을 만들고 싶다. 우리 직원들의 마인드를 조금만 전환시켜주면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 발굴이 가능하다. 그간 우리FIS는 서비스 셰어 센터 역할을 해왔다. 계열사 등에서 주는 일만 해도 지장이 없었다. 올해부터는 이 같은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성과를 낸 직원에게 파격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등 비즈니스 발굴 기업으로 전환을 꾀할 것이다.

취임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직접 직원들에게 칭찬 레터를 쓴 일이다. 작년에 직원에게 보낸 칭찬레터만 217통에 달했다.

이 같은 작은 행동이 큰 변화를 가져온다. 직원 응대 태도가 달라지고 사업 발굴에 직원 스스로가 나선다. IT직원들은 전산 장애 트라우마가 있다. 그러다보니 업무가 소극적인 면이 있다. 연속 무장애 캠페인을 하자고 할 때 일부 직원 반대가 있었다. 불가능하다고 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건 자신감이다. 트라우마는 트라우마로 치유해야 한다. 90일 무장애라는 성과로 이어졌고, 다양한 신사업 개척이 가능하다는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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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은행장 후보로 이름을 올리셨다. 소회가 있다면.

▲타천으로 행장 후보군이 됐고, 우리FIS에서 느낀 점을 정리해 우리은행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소신 있게 전달하는 기회가 됐다.

입행 후 오랜 기간 은행지점, 경영혁신, 중소기업그룹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쳐 왔다. IT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IT계열사 수장으로 나름의 원칙을 갖고 열심히 해왔다. 금융권에서 IT 계열사 대표가 행장 후보로 올라간 건 처음이다. 그만큼 우리금융그룹이 디지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후보로서 행추위 사외이사들에게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만으로도 매우 감사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금융권에서 IT를 바라보는 인식이 조금 높아진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자평한다.

이제 새로 취임하신 행장과 함께 은행 앞에 놓인 여러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더욱 경쟁력 있는 글로벌 리딩 뱅크를 만들기 위해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할 것이다.

-경영철학과 앞으로 포부가 있다면.

▲IT기업이지만 결국 사람이 있는 조직이다. 우리 직원들이 노동을 위해 태어나진 않았다. 직원들이 좀더 행복해지고, 인생을 잘 살기 위해 노동이 필요한 것이다. 양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노동의 가치가 인정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사람 냄새가 나고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겠다. 칭찬 한마디가 모여 풀밭이 되고 꽃밭이 된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헌신과 존중이 숨쉬는 우리FIS를 만드는 게 저의 경영 목표다.

100년, 200년 영속하는 기업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위로부터 지시가 아닌 밑에서 자발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져 기업문화로 정착되길 바라는 소망이 있다. 이런 기업을 만들려면 CEO가 먼저 정체되지도, 안주해서도 안된다. 시간이 흘러 제가 물러나고 다른 리더가 오더라도 혁신 DNA가 끊기지 않아야 한다.

직원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라”고 한다. 우리 모두가 꽃이 되어 디지털 혁신이라는, 대한민국을 이끄는 풍성한 풀밭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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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연 우리FIS 사장은...

1961년 충남 공주에서 출생했다. 강경상고를 거쳐 서울디지털대학교, 연세대행정대학원 석사를 취득했다.

우리은행 연금신탁사업단 상무,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국내부문 겸 개인그룹 집행부행장(부문장 직무대행)을 거쳐 현재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로 재임 중이다. 우리금융지주 출범 후 우리은행 IT그룹 집행부행장을 겸임하는 등 은행 영업과 디지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다. 국내 은행 시스템 가동 이후, 38년 만에 연속 무장애 90일을 달성했다.

정리=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