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영상회의 솔루션을 설치하고 실행하는 것은 어색했다. 노트북의 큼직한 모니터 화면을 가득 채운 상대방 얼굴을 대하는 것도 생경했지만 상대방도 비슷한 눈치였다. 처음 설치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초반에는 시간이 꽤 걸렸다. 시간이 지나자 불편함은 많이 누그러졌다. 중간중간 잠깐 목소리가 끊겼지만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다.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진행한 영상 인터뷰였다. 이번에는 스마트폰으로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PC 버전을 사용한 경험 덕인지 나름대로 쉽고 빠르게 접속했다. 어색함은 많이 사그러들었다. 인터뷰를 마친 뒤 곧바로 업무 현장에 복귀했다. 기존 이동 시간 등을 감안하면 약 세 시간 걸리던 업무 시간은 30분으로 6분의 1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알서포트, 줌, 마이크로소프트(MS), 시스코 등 영상회의 솔루션이 각광받고 있다. 알서포트 영상회의 솔루션 사용량은 두 달 전에 비해 31배 늘었다. 기업, 공공, 학원 등 곳곳에서 영상회의 솔루션을 경험하고 있다. 30년 동안 정보기술(IT) 분야 공무원으로 재직한 이도 이번에 처음으로 영상회의를 진행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이 경험이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원격근무, 원격진료, 원격교육 등 비대면 활동도 마찬가지다. “한 번도 안 써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 본 사람은 없다.” 학습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솔루션업계의 설명이다. 학습효과 만족도도 중요하다. 실제 사용해 봤는데 불만족스러운 경우 다시 선택할 확률은 줄어든다. IT업계가 서비스 안정 지원을 위해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서버 증설 등에 투자하는 이유다. 새롭게 경험한 IT와 문화에 학습효과가 쌓여서 코로나19 이전에는 예상하지 못한 일과 생활 방식에 긍정 변화가 이어지길 바란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