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 치료제' 無...기존 약 임상시험
가장 가능성 높은 약물 '칼레트라'
총 9건 임상시험...이르면 5월 결과
셀트리온 '단일 클론 항체' 개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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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확산)으로 번지면서 세계가 바이러스로 신음을 앓고 있다. 세계적으로 확진자는 20만명에 육박하며 사망자도 8000여명에 달한다. 치사율은 국내는 1%가 되지 않지만 중국, 이탈리아, 이란 등은 4~7%까지 나타나는 등 바이러스가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사실상 국경 폐쇄, 지역이동 금지 등 강력한 대비책을 내놓지만 여전히 확진자는 동시다발적으로 증가해 궁극적인 치료제, 백신 개발을 목 놓아 기다린다. 기존 다양한 치료제를 활용해 코로나19를 퇴치하려는 53건의 임상시험이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이르면 4월 결과가 나온다.

◇코로나19 치료제는 없다...세계 53건 임상시험 진행 중

코로나19 표적치료제는 현재 없다. 국내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현재 젊고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하며 증상이 경미한 경우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한다. 특히 발병 10일 이상 지났고 증상이 경미할 경우 항바이러스제 치료 필요성은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다만 고령, 기저질환 있는 경우는 항바이러스제를 적극 투여한다. 인간면역력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칼레트라', 말레리아 치료제 '하이드로클로로퀸'을 1차 권고한다. 다만 메르스 치료제로 사용한 '리바비린'은 비교적 높은 부작용으로 권고하지 않는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약물은 '칼레트라'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에서 1차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해당 의약품은 미국 애브비사 제품으로 본래 HIV 치료약이다. 칼레트라는 코로나19 증식에 반드시 필요한 바이러스 단백질분해효소를 억제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역할 한다. 현재 중국과 홍콩에서 총 9건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빠르면 5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또 다른 HIV 치료제인 존슨앤존슨 '프레지스타'도 1건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다만 해당 약물에 대한 임상시험은 올해 12월 31일까지 예정으로 결과 도출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칼레트라 외 주목받는 치료제는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였던 '렘데시비르'다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했다. 핵산유사체 약물로 바이러스 리보핵산(RNA)에 결합해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다. 이미 1월 미국 확진자 대상 복용 사례가 있었고 하루 만에 호전됐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현재 미국뿐 아니라 중국, 한국, 싱가포르에서 6건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국내서 진행하는 임상시험은 서울대학교병원이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협약을 체결하고 환자 모집을 시작했다. 국내서는 약 100명이 2상 임상시험에 참여 예정이다.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제로 쓰였던 일본 후지필름도야마 화학 '아비간'도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중국 원저우의과대학에서 60명을 대상으로 2월부터 4월 말까지 임상시험 진행 중이다. 일본은 이미 코로나19 치료제로 아비간을 활용한다.

다만 국내서는 아비간을 쓰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전문가는 아비간이 코로나19 치료제를 쓸 임상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며 부작용도 심각해 사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관계자는 “애브비는 칼레트라의 국내 원활 공급을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국내 여러 보건당국과 긴밀히 협력한다”면서 “이외 코로나19 치료제로 얘기되는 자나미비르, 인터페론 등 의약품이 국내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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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도 치료제 발굴에 적극 뛰어들어

국내서는 10여개 기업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셀트리온,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셀리버리, 노바셀테크놀로지, 이뮨메드 등이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가 확산하자 가장 먼저 치료제 개발에 손을 내밀었다. 질병관리본부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비임상 후보물질 발굴'에 지원했으며 현재 국내 의료기관서 혈액을 공급받아 치료용 단일 클론 항체를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은 이미 임상 2b상을 완료한 인플루엔자 멀티항체 신약 CT-P27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치료용 항체 CT-P38를 개발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대표는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가속화를 통해 이르면 9월 임상시험에 돌입한다”면서 “코로나19 치료용 항체를 개발하는 동시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석해 추후 바이러스 변이에 대비한 멀티항체 개발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뮨메드는 2월 서울대학교병원이 임상시험용 의약품 'VSF'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치료 목적으로 사용 승인을 받고 투약 진행 중이다. 이미 첫 번째 환자에 대한 투약을 완료하고 두 번째 환자 투약도 마무리했다.

이뮨메드 관계자는 “첫 번째 환자에 본래 4회 투약 예정이었으나 긍정적 결과에 따라 3회 투약으로 완료했다”면서 “첫 번째 환자 투약이 끝난 이후 곧바로 두 번째 환자에 대한 허가신청을 했고 추가 투약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기도 만성염증 억제효과가 있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한다. 임상 1상 돌입예정으로 개발 후 치료목적 사용 승인 신청 계획이다. 셀리버리는 중증패혈증 치료제 'iCP-NI'가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보여 중국 제약사와 '패스트트랙 임상' 등 의견 교환한다. 코미팜은 '파나픽스'를 통해 폐렴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 폭풍' 억제 신약물질 개발 추진한다. 임상 2, 3상 시험계획서 제출 상태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국립보건연구원은 코로나19 대응 연구를 위한 항체 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인 코로나19 항체 탐지용 단백질 제작에 성공했다. 회복기 환자 혈액에 존재하는 중화항체 생산 세포(B세포)를 특이적으로 검출할 수 있게 돼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체를 생산 가능할 전망이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현황>

[이슈분석]코로나19 치료제, 언제쯤 상용화 될까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