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밀리는 산업전시회…기계업계 전략 수정 불가피

심토스 등 대표 행사 순연 잇따라
상반기 수주·생산 확보 계획 차질
4월 기업공개 일정도 조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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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최대 기계산업 전시회들이 줄줄이 미뤄지면서 기계업계 올해 마케팅 전략에도 혼란이 생겼다. 통상 상반기에 마케팅과 국내 수주 활동을 집중하던 기계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여부를 살펴보면서 하반기에 무게중심을 두고 움직일 예정이다. 기계 관련 협회도 미뤄진 산업전시회를 순연하고 행사 형식을 새롭게 꾸릴 계획이다.

5일 기계업계와 관련 협회에 따르면 국내 최대 규모 산업전시회들이 잇따라 연기되면서 올해 가을과 내년에 행사가 대폭 몰릴 예정이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와 킨텍스는 오는 31일 개최할 예정이던 국내 최대 공작기계 전시회 '심토스(SIMTOS) 2020' 개최를 10월 5일로 연기했다. 공작기계산업협회는 세계보건기구(WHO)·질병관리본부 권고사항을 바탕으로 행사를 개최하려 했지만 킨텍스와 협의 끝에 행사 개최를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한국스마트제조산업협회와 코엑스가 '스마트공장 자동화산업전' 개최를 연기한 바 있다. 통상 상반기에 열리던 국내 최대 규모 산업전시회들이 잇따라 미뤄진 셈이다.

두 전시회는 국내에서 최대 규모 산업전시회 중 하나로 꼽힌다. 스마트공장 자동화산업전은 스마트공장·자동화 관련 기업 500곳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전시 규모는 코엑스 전관인 3만6007㎡를 활용한다. 심토스 2020도 국내외 업체 1300곳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해외 바이어가 가장 많이 참여하는 국내 기계 전시회로 꼽힌다.

국내 기계업계는 통상 3월에 마케팅을 시작해 수주·생산을 확보하고, 연간 실적을 끌어당기는 전략을 편다. 정부 지원금 또한 상반기 집중되기 때문에 상반기에 동력을 집중했다. 3~4월에 개최되는 전시회를 활용해 신규 제품을 알리고 국내외 업체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전개했다.

공작기계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공작기계 업체는 통상 3~4월에 열리는 전시회에서 신기술과 신제품을 공개한다”면서 “심토스가 해외 딜러도 많이 오는 국내 최대 규모 행사이기 때문에 전사 역량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반기 전시회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하반기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공작기계업체 관계자는 “올해 10월에 열리는 행사에서 신제품을 공개해야 한다”면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추가할 시간이 남은 만큼 신제품을 더 많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계부품업체 한 임원은 “지금은 생산현장 손실을 줄이기 위한 대응에 집중하면서 사태 장기화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장기화 여부에 따라 4월에 예정된 기업공개(IR) 등도 조정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전시회를 주최하던 협회도 행사 조정에 들어갔다.

스마트제조산업협회는 올해 취소한 스마트공장 자동화산업전을 대신해 하반기에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준비했던 스마트공장 자동화산업전은 내년으로 넘긴다.

공작기계산업협회도 오는 10월로 행사를 미루면서 기존 참가업체들을 다시 섭외할 예정이다. 구체적 행사 형식은 다음달 초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공작기계산업협회 관계자는 “10월에 심토스를 개최하기로 결정했지만 기존 업체들이 다 참가할지는 두고봐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행사 형식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