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한명준 물리학과 교수팀이 성균관대, 이화여대, 서울대, 포항공대학와 공동연구를 해 2차원 물질에서 전하밀도파와 스핀밀도파가 서로 얽혀 나타나는 독특한 양자 현상을 최초로 발견했다.
그래핀을 비롯한 2차원 물질은 다양한 양자 현상 발현, 소자 응용 가능성 탓에 수년간 관련 학계의 연구 주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 물질들에서 나타나는 자성이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저차원에서 나타나는 자성 양상이 물리학적으로 매우 독특할 뿐 아니라 기존 소자를 대체할 수 있는 스핀트로닉신소재 발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텔루륨화 바나듐(VTe2)에서 전자 스핀과 전하 밀도, 원자 움직임이 서로 얽히며 강하게 상호작용하고, 이로부터 서로 다른 두 가지 상을 갖게 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제1원리 양자역학 계산을 통해 전하 분포와 원자 배열이 정해지는 이면에 전자의 자기 스핀이 언제나 작용하고 있음을 보였다. 자성과 직접 관련 없어 보이는 두 가지 양자 상이 자기 원리로 조절돼 발현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이번 발견은 향후 관련 물질 연구 등 인접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명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주로 위상 성질이나 전하 특성으로 주목받던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에서 새롭고 독특한 자기 특성을 발견했다는 데 그 중요성이 있다”며 “현상의 이면에서 특이 물성이 발현되도록 하는 양자역학적 원리를 밝혀냈다는 점에서도 학문적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