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中企·소상공인에 2조4000억 지원
방역체계 강화·내수경제 활성화 총력
정부가 총 11조7000억원 규모 추가경정 예산을 코로나19와의 전쟁에 투입한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 체계 구축과 위축된 민생 경제 활성화에 나선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2조4000억원을 지원하고, 가격대가 높은 가전제품을 구매할 경우 최대 30만원에 한해 10%를 환급해 준다.
정부는 4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추경안'을 확정했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장 피해 극복을 지원하고, 경제 모멘텀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면서 “얼어붙은 소비를 뒷받침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전체 11조7000억원 규모 추경은 세출 확대 8조5000억원과 세입 경정 3조2000억원으로 구성됐다. 방역체계 보강과 고도화에 2조3000억원, 주저앉은 경기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2조4000억원이 투입된다.
특히 얼어붙은 소비를 되살리기 위해 TV·냉장고 등 고효율 가전기기를 구매하면 개인별 최대 30만원 한도 내에서 구매금액 10%를 환급해 준다. 이를 위해 3000억원이 편성됐다.
저소득층과 노인, 아동 등 500만명에게 4개월 동안 2조원 상당의 소비쿠폰도 지급한다. 소비쿠폰은 온누리상품권이나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나눠 준다.
가장 피해가 큰 대구·경북 지역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정책도 기획됐다. 대구·경북 중소기업에는 연구개발(R&D), 맞춤형 바우처 등을 지원한다. 지역특화산업 육성에는 318억원을 배정했다. R&D에 50개사 96억원, 바우처에 340개사 102억원, 지역특화기업 육성에 4개 프로젝트 120억원이 각각 사용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네 번째인 이번 추경은 7년 만에 최대 규모다. 역대 감염병 대응 추경 가운데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를 넘어 가장 크다. 추경 재원으로는 지난해 한국은행잉여금 7000억원, 기금 여유자금 등 7000억원이 활용된다. 나머지 10조3000억원은 적자국채 발행으로 조달한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1.2%로 40%를 넘어선다. 대표적 건전성 지표인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도 4.1%로 확대된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4.7%) 이후 최악이다.
정부는 재정적자 확대 우려에 대해 “비상 시국을 돌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사태 전개에 따라 추가 대책도 더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