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카메라로 성별·연령·감정 상태 등 분석
'미성년자 혼숙' 걸러 숙박업주 고민 해결
영상 저장 안 해…사생활 침해 걱정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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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남성, 나이-30세, 기분-좋음'

야놀자 본사에 위치한 첨단기술 전시관 '야놀자 씽크관'에 들어서자 인공지능(AI) 얼굴인식 카메라가 가장 먼저 투숙객을 맞았다. 야놀자 씽크관은 야놀자가 자체 개발한 호텔 자동화 솔루션 '와이플럭스' 기술이 집약된 장소다. 천장에 매달린 스마트 로비 카메라는 서베일런스 카메라의 일종이다. 적외선 카메라와 센서로 로비에 들어서는 손님 성별과 추정 연령대, 감정 상태를 분석한다. 점주는 모니터를 통해 습득한 정보를 활용해 효율적이고 개인화된 고객 응대를 할 수 있다.

개발 단계 기술이라 정밀한 측정은 아직 어렵다. 성별 인식은 거의 정확했으나 나이는 실제 대비 두세 살 어리게 표시됐다. 기본 안면 데이터가 서양인을 기준으로 개발된 탓에 동양인 대상으로는 약간 오차가 있는 편이다. 활용 방안은 다양하다. 고객이 감정이 상한 상태로 입장 중이라면 호텔 입구에서 AI 도움을 받아 선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다. 반대로 기분이 좋은 고객에게는 이벤트를 준비하거나 적절한 상품을 추가 제안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확도가 올라가면 미성년자 혼숙을 1차적으로 걸러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행법상 숙박업소가 청소년 남녀 혼숙을 방치하거나 조장하면 처벌 대상이다. 기술 발전으로 무인 숙박업소가 증가하면서 타인 스마트폰 도용 등을 통한 미성년자 투숙 문제도 함께 늘었다. 2013~2018년 기간 해당 문제로 처벌 받은 숙박업주는 1900여명에 달한다.

안면인식은 생체인식 기술 중에서도 활용 주목도가 높다. 높은 기술 단계에서는 본인 인증까지 가능하다. 인식 장비와 직접 접촉할 필요가 없어 위생적이고 편의성이 높다. 중국은 공공안전 실현을 목표로 2016년부터 주요 행정구역에 이를 설치하고 있다. 활발한 공공수요를 바탕으로 중국 스타트업 '센스타임'은 2018년 5조4000억원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설립 5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큰 AI 기술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는 사생활 침해 이슈로 도입이 더딘 편이다. 특히 숙박업소 투숙객은 이용 이력 정보가 남는 것을 상당히 꺼린다. 기술 성숙도와 무관하게 사회적 시선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야놀자 역시 보안 강화에 중점을 두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특히 스마트 로비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은 따로 저장되지 않아 개인 정보 측면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로비를 지나면 와이플럭스 첫 제품인 '호텔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를 만날 수 있다. 이 기기는 온라인 예약 채널과 자동 연동된다. 스마트폰에 나타난 QR코드만 입력하면 5초 만에 객실 키를 받을 수 있다. 대면 응대가 필요 없어 '언택트' 체크인에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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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크관 객실에도 AI 기술이 접목돼 있다. 야놀자는 KT AI스피커 '기가지니'를 객실에 배치해 내부 조명, 전자 제품, 냉난방 조절을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지니야, 에어컨 켜줘”라고 명령하면 스스로 주변 기기들이 작동한다. 프런트에 수건이나 어메니티를 요청하고 룸 서비스를 주문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이 기술은 야놀자 프랜차이즈 호텔 '헤이, 서귀포' 2개 층 전 객실에 실제 적용된 상태다.


호텔 룸서비스는 사람 대신 '벨보이 로봇'이 대신할 전망이다. 자율주행 로봇은 식당에서 주문자 테이블을 찾아가고 건물 엘리베이터를 스스로 오르내리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숙박업소에서 로봇은 가벼운 복장 등으로 대면 룸 서비스를 꺼리는 투숙객에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아직 전통 숙박업은 첨단 기술이 접목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면서 “고객에게는 편의성을 높여주고 업주에게는 운영 효율화를 위해 다양한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