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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고 보는 창작산실의 창작 뮤지컬 '봄을 그대에게'

관람할 공연을 선택할 때 가장 크게 비중을 두는 것은 시놉시스와 참여 배우의 필모그래피인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종전에 좋은 극을 무대에 올려주었던 단체나 소극장의 경우 기본적인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쉬운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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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창작산실'이라는 부제가 붙은 공연예술 창작산실의 올해의 신작은 연극, 무용, 전통예술, 창작 뮤지컬, 창작 오페라 총 다섯 개 부문에서 선정되었다. 창작산실의 작품들은 대학로예술 극장과 아르코 예술 극장, 세종문화회관에서 올해 3월까지 공연할 예정이다.

창작 뮤지컬 부문에서는 '안테모사', '비아 에어 메일', '아티스 ARTIS', '봄을 그대에게' 이렇게 네 편이 선정되었다. '87년, 봄'이라는 가제로 먼저 공개되었던 뮤지컬 '봄을 그대에게'는 대학로 예술 극장 소극장에서 공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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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 포스터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뮤지컬 '봄을 그대에게'는 흥행은 물론 좋은 평을 받은 바 있는 장준환 감독의 영화 '1987'과 같이 1987년 민주화 항쟁 당시를 시대 배경으로 하고 있다.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라는 스물두 살의 연세대 학생 이한열 군의 이야기가 스토리에 녹아 있어 초창기 사용했던 '87년, 봄'이라는 가제의 의미가 또렷하게 전해진다.

영화 '1987'의 뮤지컬 버전인 '봄을 그대에게'는 "호헌철폐!", "독재타도!" 를 외치던 학생운동 이야기를 다루기에 다소 무거운 감은 있지만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청춘들이 대동제 연극을 준비하는 등의 활기찬 모습들을 함께 보여주어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극은 민주화 운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급변하는 당시의 시대상과 나치에 저항한 독일 작가 브레히트의 희곡으로 연극을 준비하는 총학생회 연극반의 모습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봄을 고대하며 거리로 나온 학생들과 시민들의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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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봄을 그대에게'의 매력 포인트 세 가지

한편의 창작 뮤지컬이 완성되어 무대에 오르려면 여러 해 동안 많은 이들의 손을 거처야 하기 마련이다.

2016년 충무아트센터 인스테이지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에서 최종 선정된 이은혜 작, 류찬 작곡의 뮤지컬 '87년, 봄'이 지난 3년간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쳐 2019년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창작 뮤지컬 부문에 선정되었다.

가제였던 '87년, 봄'이라는 번데기에서 출발하여 뮤지컬 '봄을 그대에게'라는 나비로 완성되어 첫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봄을 그대에게'는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Want to show you spring'이 아름다운 선율로 재탄생되어 극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서정적으로 전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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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로댕의 비서 시절 로댕에게서 큰 예술적 영감을 받은 릴케는 1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의 잔혹함을 알게 되어 형상시집, 시도시집 등을 통해 독자적인 시의 경지를 개척하며 '두이노의 비가', '오르페우스에게 부치는 소네트' 같은 대작을 남겼다.

뮤지컬 '봄을 그대에게'는 대사와 뮤지컬 넘버의 노래 가사에 릴케를 비롯한 체홉, 브레히트 등 시인 작가들의 글귀를 사용하여 아름다운 대사와 가사를 들을 수 있다. 공연 중간에 여러 시인의 주옥같은 시가 소개되는 등 한 편의 시를 듣는 듯한 아름다운 대사를 들을 수 있었던 점이 인상적이었다.

학교 앞 다방 게시판에 '수인'이 붙여 놓은 릴케의 싯구와 '이 시를 사랑하는 사람은 3월 30일 정문 앞 노란 손수건과 함께'라는 메시지를 보고 '명하'는 수인을 만나러 집회 현장에 나가게 된다.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봄을 그대에게'는 이한밀 음악 감독이 참여하여 음악에도 공을 많이 들인 것이 느껴졌다. 뮤지컬 넘버의 가사와 멜로디가 중독성 있게 귀에 꽂혀서 한번 듣고 나면 같이 흥얼거리게 된다. 무대 한편에서 이한밀 음악 감독이 이끄는 4인조 라이브 밴드가 연주를 펼치기에 공연이 더욱 풍성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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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만든 무대 장치 역시도 특색이 있다. 중심에 광장을 연상케 하는 사각형 메인 무대와 마지막 배우들의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사각형 조명등 집회 현장에서 배우들이 뿌린 유인물 종이가 무대를 하얗게 뒤덮으면 1987년 그 광장으로 타임슬립 되어 관객들이 그 현장에 서있는 느낌을 받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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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풍월주' 연극 '톡톡'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였던 문진아 배우가 정수인으로 출연하고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에서 풋풋한 소년을 연기한 임진섭 배우가 신입생 이명하를 연기한다.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임예슬 배우와 탁월한 신 스틸러 연기를 보여주는 조훈 배우, 멀티 역을 맡은 나경호 배우, 공민섭 배우 등 모든 배우가 원 캐스트로 출연하는 2019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작 뮤지컬 '봄을 그대에게'는 3월 1일까지 대학로 예술 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전자신문인터넷 K-컬처팀 김현주 객원기자 (hj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