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경보 단계도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실물경제에 끼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이미 주요 쇼핑 거리와 유통 매장, 기차역사와 공항 등은 유동인구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특히 지난 18일 첫 발생 이후 확진자가 매일 두배씩 늘어나는 대구지역은 말 그대로 패닉상태다. 북적이던 거리에 인적이 끊기고, 상당수 상점들이 문을 닫고 있다고 한다. 사실상 대한민국이 멈춰서버린 형국이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대도 꺾이고 있다. 해외 경제연구기관과 투자은행(IB) 등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잇달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출과 내수가 함께 얼어붙으면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모건스탠리와 노무라증권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대에 그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내놨다.

실제 수출과 내수 부문에서 코로나19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수출의 경우, 이달 20일까지 1일 평균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감소했다. 조업일수 증가 덕에 수출 총액은 12.4% 증가했지만, 중국 수출은 3.7% 줄어들었다. 내수 부문에서는 관광객 감소와 백화점·마트 매출 감소가 두드러진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0일 사이 관광객 규모는 2.8% 감소했다. 특히 국내 유통가의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제조업 기반까지 흔들리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면 안 된다. 지난 22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에 근무하는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산업계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구미사업장은 최첨단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국내 유일 생산기지다. 당장 최근 공개한 갤럭시S20 시리즈와 갤럭시Z 플립 등의 생산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산업계는 업체별로 직원들의 코로나19 확진을 차단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정부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최우선으로 하되, 실물경제에 끼칠 파장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촘촘하게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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