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절기 이어 봄 특수 타격 예상
국내 아웃도어 업계가 울상이다. 예년보다 온화한 겨울 날씨로 성수기 판매가 부진했던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봄 장사마저 먹구름이 끼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지난해 소폭 역신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대목인 동절기에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하반기 가을·겨울(F/W) 시즌 실적이 부진했다.
코오롱스포츠를 보유한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 135억원으로 전년대비 66.1% 급감했다. 매출도 727억원 가량 줄었다. 하반기 부진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작년 3분기는 영업적자가 107억원에 달했고, 4분기 영업이익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아직 실적 발표이전인 K2코리아나 블랙야크 등 대부분 아웃도어 업체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이미 아웃도어 시장은 2014년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걷고 있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4년 7조1600억원에서 2018년 2조5524억원까지 하락했다. 시장 침체로 LF 라푸마와 K2 살레와는 사업을 전격 철수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장사마저 물거품될 위기에 놓였다.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봄·여름(S/S) 시즌 실적 반전을 꾀했지만 코로나19 파장으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코로나 변수에 사업 구상 자체가 어그러졌다”면서 “아웃도어 대안으로 떠오른 애슬레저 역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운동과 레저를 합친 '애슬레저(Athleisure)' 패션은 최근 가벼운 야외 활동복과 일상복으로 각광받으며 시장이 급성장했다. 2016년 1조5000억원이던 애슬레저 시장 규모는 올해 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코로나19 리스크에 부닥치며 전망치도 낮아졌다.
아웃도어 업계는 봄맞이 신상품 출시에 공을 들이며 위기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아웃도어 활동 시즌인 봄을 앞두고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프로텍션 자켓 시리즈' 신제품을 출시했다.
네파도 전속모델 전지현을 앞세워 애슬레저 봄여름 시즌 컬렉션을 론칭했다. 네파는 움직임에 용이한 바람막이, 여성들이 불편했던 점들을 개선한 레깅스 등 소비자들의 취향과 트렌드를 파악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