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 이사회, 책임경영 소임 다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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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이사회 신임 의장으로 박재완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외부 인사가 의장을 맡기는 처음이다. 박 의장은 이명박 정부 때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2016년 3월부터 삼성 사외이사로 활동해 왔다. 박 의장은 거버넌스·감사위원장도 겸임해 왔다. 이들 위원회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경영 사항 심의, 주주 소통 강화, 회사 업무 감사를 목적으로 꾸려진 이사회 내부 조직이다. 삼성전자는 또 사내이사 후보로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과 최윤호 경영지원실장(CFO·사장)을 추천하기로 결의했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18일 주주총회를 열고 최종 승인 절차를 밟는다.

이사회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주주총회 권한을 제외한 모든 업무의 집행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 이사회 권한도 막강하다. 상법에서는 주주총회 소집에서 지배인 선임·해임, 지점 설치·이전·폐지, 이사의 직무집행 감독, 대표이사 선임 및 공동대표 결정, 이사의 자기거래 승인 등 굵직한 사안은 모두 이사회 소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오너(사주)나 최고경영자(CEO)보다 이사회의 입김이 훨씬 세다.

사실 국내에서 이사회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일부에서는 사주 입장을 충실히 따르는 거수기라는 오명까지 받아왔다.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외부 인사를 의장으로 선임한 데는 그만큼 시대가 변했음을 보여 준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을 높여서 이사회 주도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단순히 보여주기 식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국내 기업을 대표하는 간판 기업으로서 새로운 사례를 만들어 줘야 한다. 의장을 외부인으로 선임한 결정이 퇴색하지 않도록 이사회 구성원은 본연의 역할에 충실을 기해야 한다. 삼성 그룹 차원에서도 삼성전자 이사회가 제대로 운영되도록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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