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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암호화폐 과세를 위한 법·제도 장치 마련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르면 이달 열릴 임시국회에서 암호화폐 거래에서 발생한 수익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돼 온 '기타소득세'와 '양도소득세'를 놓고 논쟁이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국회 및 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과세 근거가 될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이달 임시국회에서 의결될 공산이 높아졌다.

특금법 개정안은 여야 간 대립이 적은 법안인 만큼 2월 임시국회 본회의 상정이 유력하다. 특금법 개정안은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고객 확인과 이용자별 거래 내역 분리 의무를 부과한다는 게 핵심이다. 양도소득세 형태로 과세가 이뤄지려면 정부가 각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암호화폐는 그동안 정부가 '기타소득세'로 과세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국세청이 가상자산 거래사이트 빗썸에 803억원의 세금을 부과하면서다. 특히 국세청이 비거주자로 분류되는 외국인 고객이 가상자산을 거래한 뒤 인출한 금액을 '국내원천 기타소득'으로 보면서 이 같은 시각에 무게가 실렸다. 기획재정부의 암호화폐 과세 주무 부서가 소득세제과로 바뀐 점 역시 이 같은 추측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타소득세는 최종 거래 금액을 두고 필요경비 등을 제외하고 과세하면 되기 때문에 편리성이 높다.

기재부는 오는 3월부터 암호화폐 과세 정책 논의를 본격화한다. 이를 통해 오는 7~8월 발표할 '2021년도 세법개정안'에 암호화폐 과세 방안을 담을 방침이다. 다만 기재부는 “암호화폐로 얻은 소득에 대한 과세 방안에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거래를 복권 당첨금과 같은 불로소득이나 강연료·인세 등으로 발생한 소득인 기타소득세로 인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특금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정부가 양도소득세(자산의 양도에 따라 실현된 소득에 부과하는 세) 부과를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실제로 개정안 쟁점인 '암호화폐 거래소 인·허가제'는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자의 신원 확인과 거래 내역 기반 세원 포착 등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조건으로 여겨진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암호화폐 거래로 생긴 소득은 법리상 기타소득이라기보다 양도소득에 더 부합된다”면서 “양도소득세로 과세할 때 암호화폐 취득가액과 양도가액 산정이 관건이다. 특금법이 정비돼 거래 내역을 확인하게 되면 세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사례 확인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용민 한국블록체인협회 세제위원장은 “외국의 경우 일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본이득으로 보아 양도소득으로 과세하고 있다”면서 “기타소득으로 과세할 때 취득가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도하는 거래자는 손실이 났는데도 세금을 내게 됨으로써 순소득과세 원칙에 배치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업계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과세를 위한 양성화가 이뤄지면 시장이 침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