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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양자컴퓨팅 상용화 서비스 주도권 경쟁을 시작했다. 양자컴퓨팅 상용화를 앞당길 실험과 연구를 확대하면서 산업별 활용 사례도 늘린다. IBM과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이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양자컴퓨팅 상용화 서비스를 발표했다. 탈레스는 양자컴퓨팅 시대 '보안 대란'을 막기 위한 솔루션을 선보인다.

양자컴퓨팅을 둘러싼 기대는 공공과 민간을 아울러 크게 높아지는 추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0일(현지시간) 새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해킹이 어려운 '국가 양자 인터넷'에 2500만달러(약 3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2022년까지 미국 국방부 외에서 수행되는 양자컴퓨팅 연구 지원금을 2배로 늘린다.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양자컴퓨팅 시장은 지난해 9300만달러(약 1100억원)에서 연평균 성장률(CAGR) 24.9% 규모로 2024년 2억8300만달러(약 340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클라우드를 통해 양자컴퓨팅에 접근하도록 지원하는 '서비스형 양자컴퓨팅(QCaaS)' 시장은 지난해 400만달러(약 47억5000만원)에서 2024년 1300만달러(약 150억원)까지 성장해 연평균 성장률 26.8%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얼라이드마켓리서치는 2023년까지 기업과 정부기관을 포함한 세계 전 조직 20%가 양자컴퓨팅을 위한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자컴퓨팅 대중화 전진기지 'IBM Q 익스피리언스'

IBM은 2016년 범용형 근사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클라우드에서 구현했다. 미국 뉴욕 소재 토마스 J. 왓슨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양자컴퓨팅 대중화를 견인한다. 2016년 5월 'IBM 퀀텀(Q) 익스피리언스'라는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제공, 누구나 IBM 양자 프로세서를 활용해 실험할 수 있도록 했다. 2016년 5큐비트(qubit·양자컴퓨팅 기본단위)로 시작해 현재 16큐비트까지 양자컴퓨팅을 실험할 수 있다. 누적 이용자 15만명을 넘겼으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인 '퀴스킷(Qiskit)'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27만회를 돌파했다. 시도된 실험은 1400만회, 발표된 논문은 200편에 달한다.

'IBM Q 익스피리언스'가 일반 대중 대상이라면 'IBM Q 네트워크'는 양자컴퓨팅 상용 시스템으로 참여사에 제공된다. 2017년 12월 삼성전자와 JP모건 체이스, 영국 옥스퍼드대 등이 IBM과 양자컴퓨터를 개발한다고 밝히면서 출범했다. 포천 선정 500대 기업 가운데 100여개사가 참여해 최첨단 양자컴퓨팅 기술을 상용화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독일 자동차 제조사 다임러 AG는 IBM 양자컴퓨팅을 활용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제공하는 리튬-황 배터리 화학 구성을 시뮬레이션한다.

지난 CES 2020에서 IBM은 'IBM Q 네트워크' 참여사를 항공, 자동차, 금융, 보험, 에너지, 전자 등 여러 산업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델타 항공,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우드사이드 에너지 등 기업이 양자컴퓨팅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을 위해 새롭게 참여한다. 이외에도 독일과 일본에 완전 통합형 범용 양자컴퓨팅 시스템인 'IBM Q 시스템 원'을 각각 설치할 계획이다.

◇양자컴퓨팅 앱 발굴 위한 '아마존 브라켓'

AWS는 양자컴퓨팅 기술을 실험할 수 있는 '아마존 브라켓' 서비스를 내놨다. 양자컴퓨팅 알고리즘 구축과 양자컴퓨터 상에서 실험, 양자컴퓨팅 HW 사용까지 지원하는 완전 관리형 서비스다. 디웨이브, 이온큐, 리게티 등 양자컴퓨팅 하드웨어(HW) 제공업체 제품을 한 곳에서 실험할 수 있다. 기업이 친숙한 개발 도구를 이용해 양자컴퓨팅을 쉽게 도입하도록 돕는다.

이는 지난해 12월 AWS가 'AWS 리인벤트'를 통해 발표한 양자컴퓨팅 기술 발전 3대 이니셔티브 가운데 하나다.

AWS는 향후 수년간 양자컴퓨팅 기술 접근이 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대응해 양자컴퓨팅 HW 개발과 새로운 앱 발굴에 주력한다. 실제로 쓸 수 있는 양자컴퓨팅 앱이 출시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고객이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지금부터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양자컴퓨팅 앱 구축이 어려운 요인으로는 한정된 양자컴퓨팅 HW, 분산된 개발 도구, 양자컴퓨팅 전문지식 부족을 꼽는다. 지금까지 나온 양자컴퓨팅 적용 사례도 실용성이 제한된 개념증명(PoC)에 불과하다. 양자컴퓨팅을 가속화하기 위해 AWS 양자컴퓨팅 센터를 설립하고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양자컴퓨팅 전문가와 협력한다.

아마존 양자 솔루션 랩은 기업과 아마존 양자컴퓨팅 전문가, 기술·컨설팅 파트너사를 연결해 신규 적용 분야를 개척하고 활용 방법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술이 상용화 수준에 도달하면 AWS와 파트너사가 다양한 실험을 거쳐 사업화하도록 가이드한다.

◇양자컴퓨팅 개발자 돕는 MS '애저 퀀텀'

MS는 클라우드 상에서 양자컴퓨팅을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애저 퀀텀'을 출시했다. MS가 양자컴퓨팅 연구개발에 돌입한 건 2004년이지만, 최근 클라우드 도입 확산에 힘입어 양자컴퓨팅 시장 개척을 본격화했다. 양자컴퓨팅과 관련해 세계 8개 연구소를 두고 있으며 MS 비즈니스 기조인 파트너 생태계 구축에 따라 세계 연구소와 스타트업 등 50여개사와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MS 양자컴퓨팅 서비스는 △풀스택 오픈 클라우드 에코시스템 △글로벌 퀀텀 네트워크 △애저 퀀텀으로 구성된다. '큐샵(Q#)' 등 퀀텀 개발 킷(QDK)을 개발자 커뮤니티인 깃허브를 통해 제공, 양자컴퓨팅 솔루션을 만드는 데 필요한 도구와 리소스를 지원한다. QDK는 2017년 기준 20만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애저 퀀텀'은 현재 프리뷰 서비스 중이다.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는 MS 양자컴퓨팅 알고리즘을 활용해 의료 서비스 품질을 높였다. 두바이 수전력청은 국가 에너지 최적화를 위해 MS와 양자컴퓨팅 솔루션을 개발한다. 포드 모터 컴퍼니는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한 양자컴퓨팅 연구를 MS와 수행한다. 전통적인 방식으론 풀기 어려웠던 난제를 양자컴퓨팅으로 해결하는 시도를 이어간다.

◇양자컴퓨팅 시대 '보안 대란' 막을 탈레스 'HSM·HSE'

양자컴퓨팅은 기존 컴퓨팅 능력을 압도적으로 능가하면서 기존 데이터 암호화 알고리즘을 무력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암호체계 해독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줄이기 때문이다. 암호화된 데이터는 스토리지와 데이터베이스(DB) 등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에 기존 고객이 수동으로 양자컴퓨팅 공격에 대응하기도 어렵다.

탈레스는 양자내성암호(PQC) 업체인 ISARA, ID퀀티크(IDQ) 등과 파트너십을 통해 양자컴퓨팅 시대 데이터 보안에 대비한다. 지난달에는 데이터보안업체 시큐어 채널스에 암호 키 관리 플랫폼을 공급했다. 사물인터넷(IoT) 등 연결된 기기에 보안 기능이 없어도 통합 키 관리와 고급 암호화 솔루션을 통해 보호한다.


'세이프넷 루나 하드웨어 보안 모듈(HSM)'은 양자내성 알고리즘 등 새로운 알고리즘을 컨테이너로 프로그래밍해 '암호 민첩성'을 확보하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세이프넷 하이 스피드 인크립터(HSE)'는 정부와 국방 유관기관 보안 기준에 부합하는 최신 암호 기술을 제공한다. 고객 맞춤형 암호화를 비롯해 양자 키 분배와 양자 난수 생성를 지원한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