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진압과정에서 소방장비 유해물질에 오염…소방관 열악한 작업 환경개선 기대
소방관헬멧·공기호흡기(면체)·방수화 등 소방장비에 묻은 다수의 발암물질을 손쉽게 씻어내는 다기능 자동세척기가 등장,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관의 열악한 작업 환경과 안전 위협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화재 발생으로 인해 건물 내부자재가 타면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 속에 포함된 유해 물질에 소방장비가 오염되는 실정이다.
재산(대표 조재산)은 지난 4일 대구 엑스코(EXCO) 3층 그랜드볼룸전시장에서 소방청 주최로 개최하는 '중앙 소방장비 시연회'에 참가, 새롭게 개발한 다기능 자동세척기를 선보였다고 9일 밝혔다. 시연회엔 자동 세척 장비를 비롯해 공기호흡기, 방화복, 안전헬멧, 방화장갑, 안전장갑, 방화신발, 방화두건 등 7종이 출품됐다.
재산이 새롭게 선보인 다기능 자동세척기는 소방관헬멧·공기호흡기(면체)·방수화를 모두 세척, 일시에 발암물질 등 오염원을 제거할수 있는 게 특징이다. 회사는 방탄헬멧 자동세척기·소방관헬멧 자동세척기·전투화 자동세척기 등 단일 세척 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한 데 이어 다기능 제품을 시연회에 이번에 내놓았다.
실제 지난해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소방관헬멧·방화복 등 소방장비에서 화학물질·병원균 등이 다수 검출돼 소방관의 감염이 우려될 뿐 아니라 소방장비 전용 세척장비 구비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소방방재청이 용역 의뢰한 한성대 연구보고서(2013년)에 따르면 화재실험을 한 뒤 소방장비에 화학·오염물질이 다수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됐다. 미국 발암물질(PAHs)을 기준으로 헬멧에서 14가지, 공기호흡기에서 12가지, 방수 장화에서 2가지 성분이 각각 검출됐다. 총 28가지 발암물질이 나왔다.
회사는 다기능 자동세척기에 멀티안착 지그를 장착했다. 이로 인해 다양한 소방장비가 한 대 장비 내에서 세척·탈수·건조 과정을 거치면서 오염물질을 한번에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기능 자동세척기는 고속 물분사로 유해물질을 깨끗하게 제거하고 정방향과 역방향을 반복하면서 수중에서 세척 과정을 거친다. 이어 강력한 원심력을 이용한 고속 탈수 기능과 함께 30℃ 저온 열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소방장비를 빠르게 건조한다.
재산의 다기능 자동세척기는 30℃ 저온 열기를 발산하는 덕분에 건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방장비 손상을 방지하는 게 특징이다. 기존 자동세척기는 탈수과정을 거치지 않고 50~70℃ 고온 열풍으로만 소방장비 수분을 말리는 탓에 소방장비 재질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재산의 다기능 자동세척기는 또 세척에서 건조까지 20분 내외로 소방관헬멧·공기호흡기(면체)·방수화 등 소방장비를 원상태로 재정비, 잦은 화재 진압 출동 상황에서도 소방관이 화재 진압에 신혹하게 나설수 있는 등 오염물질 감염 우려를 불식시킬수 있다.
재산 관계자는 “다기능 자동세척기는 화재 진압 후 다양한 소방장비에서 검출되는 발암물질들을 제거, 소방관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 물질을 1차적으로 제거할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연회에서 1대 장비로 다양한 소방장비를 세척하면서 이른 시간 내 청결함을 유지할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