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그래프코어, 한국 진출…"IPU로 새로운 AI 반도체 시장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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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그래프코어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 2016년 설립된 신생 기업 그래프코어는 '지능처리장치(IPU)'라는 독특한 AI 반도체 장치를 개발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업은 AI 구현에 주로 쓰인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와는 차별화한 기술로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포부다.

그래프코어는 지난 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지사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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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우 그래프코어 지사장.<사진=그래프코어>

데이터도메인, 블랙아이옵스 등 다국적 기업에서 20년 이상 정보기술(IT) 전문가로 일한 강민우 지사장이 수장을 맡는다.

그래프코어는 국내에서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는 국내 AI 고객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미국, 유럽, 대만, 일본 등에 이어 지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강민우 지사장은 “전문 엔지니어를 상시 채용하면서 규모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래프코어는 2016년 설립 이후 기업 가치가 1조7400억원을 넘는 등 세계 AI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삼성전자도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그래프코어는 '콜로서스 IPU'라는 새로운 개념의 AI 반도체를 개발해 시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장치는 일꾼 역할을 하는 코어 1200개가 각종 이미지 연산을 처리하고 260억개의 트랜지스터가 작동하며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한다. CPU, GPU와 비교해 데이터 처리 속도가 최대 100배 빠르고, GPU보다 전력 사용량이 2배 이상 적다.

자주 비교 대상이 되는 GPU와 설계 차이도 분명하다. 칩 안에 메모리 장치를 탑재한 점이 가장 다르다.

파브리스 모이잔 그래프코어 부사장은 “IPU 안에 메모리를 장착해 정보처리 지연 시간을 GPU 대비 최대 40배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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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코어 IPU 콜로서스 칩. <전자신문 DB>

물론 IPU가 기존 AI 시장에서 GPU나 CPU가 확보한 모든 영역을 대체할 수는 없다. GPU가 배치 사이즈(Batch Size:한 번에 학습되는 데이터 개수)가 큰 작업에서 장점을 지닌다면, IPU는 자연어 처리나 배치 사이즈가 상대적으로 작은 작업을 처리하는 데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가격 경쟁력 면도 뒤지지 않는다. 그래프코어에 따르면 AI 장치인 PCIe 카드 안에는 2개의 IPU가 내장된다. 그런데 GPU를 쓸 경우 이 카드 안에는 1개 칩이 들어간다. 비슷한 가격대에 카드 안에 내장된 칩 개수는 늘어나면서, 성능 개선은 물론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게 그래프코어 측 설명이다.

이들은 AI 분야에서 공고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앞으로 스타트업만이 할 수 있는 혁신과 기동력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특히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 인프라에 IPU가 탑재되면서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보수적인 기업용 AI 반도체 시장 대응 전략에 대해 모이잔 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 공급 사례로 뒤집어서 생각할 수 있다”며 “기업들은 실용적인 것을 원하고, IPU같은 혁신적인 기술을 살 가능성이 크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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