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드라마' 특성상 감정 몰입 극대화…한석규 명품 연기에 시청자 공감
드라마는 극적 요소로 삶의 단면을 묘사하는 종합예술작품이다. 드라마 흥행은 작품 자체 매력뿐만 아니라 당대 사회 문화 분위기를 짐작하는 척도로서 의미를 지닌다.
최근 방영 중인 SBS 월화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극본 강은경/연출 유인식·이길복/제작 삼화네트웍스)는 주요 배우 교체와 속편의 부담을 딛고 전작만큼의 시청률과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그 명성을 새롭게 하고 있다. 과연 인기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가 갖는 매력과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어떤 것일까. '엔터테인&'에서는 낭만닥터 김사부2가 주는 시사점을 살펴본다.
◇메디컬 드라마적 인기
낭만닥터 김사부2 인기는 메디컬 드라마라는 장르 특색이 큰 몫을 차지한다. 메디컬 장르는 사극이나 치정극, 미스터리 스릴러 등에 비해 극적 몰입도를 위한 현실 요소가 더욱 많이 필요하다. 특히 의료인이 갖는 기본 의무라 할 수 있는 휴머니즘 묘사도 적용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환자의 온전한 치료를 위한 과정 속에서 의료인의 전문 역량을 넘어 환자와 보호자의 사회관계와 인식, 이를 이뤄나가는 의료인 의식이 현실적으로 중점 묘사된다는 특색을 지닌다. 신체·정신적으로 가장 내면적인 부분이 드러나는 특수조건 속에서 현 사회 모습이 진실되게 그려진다는 점에서 극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메디컬 드라마의 친숙도를 높임은 물론 스토리 전개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퓨전 형태를 거듭하는 사극이나 억지 눈물과 과한 설정 등을 앞세운 치정극, 시종일관 어두운 면을 배경으로 반전의 반전을 고집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등은 실상 극적인 신선함보다는 주연배우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메디컬 드라마는 대중의 극적인 기대 심리가 명확하며 기본 몰입도도 상당히 높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일부 마니아층을 형성할 만큼 뚜렷한 기대치 속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됐다고 볼 수 있다.
◇사회 현상 반영의 매력
시즌1 당시는 물론 최근 시즌2 방영 가운데서도 국내 의료계 사이에서 큰 이슈인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교수는 탈북병사나 부상병 치료 등의 일화를 통해 의료인이자 하나의 인간으로서 뚜렷한 소신을 갖고 의무를 이행해 온 것으로 전해지며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
이는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 속 소신행보를 펼치는 김사부(부용주, 한석규 분)와 이국종 교수를 오버랩하는 경향성으로 이어져 낭만닥터 김사부2의 상황설정에 현실성을 더욱 부여함과 동시에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극 중 교통사고를 당한 국방부 장관을 살리려는 모습이나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의사를 하겠다는 서우진의 마음을 다잡는 김사부의 모습은 물론 주취 폭력에 쓰러진 구급대원, 뇌사판정 환자의 장기이식, 조폭·가정폭력자·무기수를 진료하는 상황 등을 둘러싼 의료진의 고뇌와 성장은 대중이 고려해야 하는 인간과 사회 존중 가치를 직설적으로 그린다.
여기에 도윤완(최진호 분)과 박민국(김주헌 분), 김사부의 권력 대결 구도 등 극 중 배경인 돌담병원에서 펼쳐지는 의료인과 보호자, 의료인 사이 갈등도 긴장감을 제공한다. 드라마는 또 의료사고나 분쟁, 의료민영화 논쟁 등 뉴스 사회면에서 회자되는 의료행위 이전의 근본적인 것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해결, 사고방식의 전환점을 속 시원히 보여주며 재미를 더한다.
◇한석규 등 주연배우의 활약
낭만닥터 김사부2 인기 원동력에는 주연배우 연기도 큰 역할을 한다. 당초 메인 배우인 한석규를 제외하고 시즌 1 배우인 서현진, 유연석, 양세종, 서은수 등이 전부 하차하고 이성경, 안효섭이 합류한 시즌2는 배우 경력이나 인지도 등에 있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16부작 구성으로 반환점을 돈 낭만닥터 김사부2는 시즌1과의 연대성을 적절히 표현하면서도 각 배우들의 재조명 토대를 확실히 만들어주고 있다.
27년 연기관록에 빛나는 캐릭터 소화력으로 김사부가 지닌 직진성을 섬세하고 부드럽게 승화시키며 진정한 매력을 쏟아내는 한석규는 물론 뛰어난 비주얼 매력과 함께 의료인의 고뇌를 그리면서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는 이성경과 안효섭, 깜짝 로코 매력과 함께 섬세한 의료인 연기를 펼치는 소주연, 김민재 등은 극의 흐름에서 튀지 않는 현실연기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모습은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신세대들이 뒤얽혀 새로운 방향성을 찾아가는 현대 사회 일면을 묘사하는 바로 의료계 등 일부 계층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명작으로서 가치를 형성한다.
요컨대 낭만닥터 김사부2 인기는 메디컬 드라마가 갖는 현실 공감 속성에 생명윤리를 둘러싼 사회 이슈를 표현하는 인물들의 적극적인 연기력이 두드러져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다.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빈틈없는 스토리, 섬세한 연출력, 미친 연기력 등 완벽한 삼박자를 그려내고 있는 '낭만닥터 김사부2'는 첫 회 시청률 14.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한 뒤 18.0%(2회), 19.9%(4회)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특히 지난달 28일 방송된 8회는 20.7%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