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기업공개(IPO)를 위한 공모절차를 시작하는 7개 기업 중 3개 회사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패스트트랙을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로 소부장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연초부터 소부장 기업 상장이 증권가에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정부는 이들 기업 상장 진입문턱을 낮추기 위해 기존 기술특례상장 제도에 이어 소부장 패스트트랙을 추가 도입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공모절차에 돌입하거나 상장을 앞둔 소부장 기업은 서남, 레몬, 서울바이오시스다. 모두 소부장 패스트트랙으로 상장에 도전한다.
소부장 패스트트랙(상장간소화절차)은 지난 9월부터 시행한 소재·부품 전문기업 상장지원방안을 뜻한다. 일정 기준을 갖춘 소부장 기업의 상장 예비심사 기간을 기존 45영업일에서 30영업일로 단축한 제도다. 1개 평가기관에서 기술성 평가 A등급 이상을 획득하면 상장 자격이 생긴다.
소부장 패스트트랙 1호 상장사는 지난해 12월 상장한 메탈라이프다. 광통신, 레이저 등에 사용하는 주요 부품인 화합물 반도체 패키지를 제조한다. 2018년 매출 193억원, 영업이익 46억원을 기록했다.
2호 상장사는 오는 20일 상장을 앞둔 서남이다. 이 회사는 국내서 유일하게 2세대 고온 초전도 선재와 고온 초전도 자석을 생산한다. 전기 저항이 없어 전력 손실이 없는 초전도 증착 기술을 자체 개발해 이를 상용화했다. 세계 처음으로 초전도 케이블을 상용화한 국내 프로젝트에 서남의 2세대 고온 초전도 선재가 적용됐다. 글로벌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기업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2016년 투자해 11.93% 지분을 확보한 최대주주다.
3호 상장사는 28일 상장을 앞둔 레몬이다.
이 회사는 나노소재 기술이 핵심이다. 나노기술을 활용한 고성능 전자파(EMI) 차폐와 방열시트를 삼성전자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에 적용했다. 극세기공의 나노 멤브레인을 제조해 기능성 의류용으로 양산하고 있다. 이 외에 레몬 자체 브랜드인 여성 생리대 '에어퀸', 미세먼지 마스크, 위생용품 등에도 나노 멤브레인을 적용하고 있다.
레몬은 삼성디스플레이의 핵심 디스플레이 장비기업 톱텍 자회사이기도 하다. 톱텍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나노기술을 개발하면서 레몬에 힘을 싣고 있다.
서울반도체 자회사인 서울바이오시스도 상장을 앞뒀다. 이달 수요 예측을 거쳐 구체 상장 일정을 확정하게 된다. 서울바이오시스는 발광다이오드(LED) 패키징 전문기업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마이크로LED 기술을 확보했다. 지난 1월 열린 CES 2020에서 기존 마이크로LED보다 생산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낮춘 신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