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진단부터 치료까지 'K바이오 연합군' 나선다

약물 적용, 유전체 분석 등 가용자원 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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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위해 국내 바이오업계가 진단 키트, 유전체 분석, 약물 스크리닝까지 자사 인력을 투입해 함께 연구개발(R&D)에 나선다. 4일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마크로젠에서 연구원이 시약 테스트를 하고 있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K바이오업계가 직접 나선다. 국내에서 고통 받는 환자 치료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진단키트 제공부터 유전체 분석, 약물 스크리닝까지 기업 개별 역량을 투입해 위협에 대응한다.

한미사이언스, 이뮨메드,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마크로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각자 역량을 모으기로 결의했다. 이들 기업은 각각 보유한 유전체 분석, 약물 스크리닝 등 역량을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분석에 총력을 기울인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1800여개 약물 정보를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치료제 확인 작업(스크리닝)에 들어갔다. 이들 1800여개 약물 정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만큼 안전하게 새로운 기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현실적으로 백신 개발이 어려워서 대부분 의료진이 항바이러스제 등을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류왕식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은 4일 “우리가 갖고 있는 약물은 항암제·항생제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1800여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정보는 모두 FDA 허가를 통과한 의약품”이라면서 “중국 등에서 에이즈 치료제를 확진환자 치료에 적용한 것처럼 다양한 약물을 새로운 질병에 대입하는 방법으로 치료 효과가 있는 약물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뮨메드는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는 바이러스억제제(VSF)를 기반으로 항체 신약을 긴급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임상 1상을 진행한 임상의 주도로 식약처 허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빠르면 1주일 이내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뮨메드 VSF에 기초한 항체신약(hzVSF)은 인플루엔자 적응증 치료제로, 현재 임상 1상 마무리 후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김윤원 이뮨메드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등에 해당 약물을 투여해 치료 효과 등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면서 “고통 받는 환자에게 직접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식약처 허가를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로젠은 확진환자 염기서열분석(WGS)을 하고 있다. 마크로젠은 보유 장비와 시퀀싱·분석 역량을 최대한 가용해 최단 기간 내 정확한 결과를 도출해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후군(신종 코로나) 확진환자 등 다양한 비교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사이언스는 신종 코로나 확인 진단 키트 2000개를 중국 유전체 기업 BGI로부터 확보했다. 키트 판매로 수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연구, 제공 등 목적이다.

이들 기업은 자체 대응뿐만 아니라 공동 연구개발(R&D)까지도 논의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등 위협을 종식시키기 위해 협의를 지속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 기업들이 자사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익을 위해 회사 인력·장비 등을 아낌없이 내놓기로 했다”면서 “국내 바이오 산업뿐만 아니라 공공의 이익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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