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황 개선이 점쳐지면서 반도체 장비업계에 다시 훈풍이 불지 주목된다. 장비업계는 2018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가격 급락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최근 시황 개선에 따라 투자가 다시 꿈틀대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은 지난해 말 저점을 통과하면서 수요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범용 칩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줄곧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낸드플래시 고유의 가격탄력성, 낸드 수요 기업의 입도선매 현상 등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 개선이 엿보이자 투자도 꿈틀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국 시안2공장에 웨이퍼 투입량 기준 6만5000장(65K) 규모 낸드플래시 증설에 나선다. 금액으론 약 9조5000억원 규모다. D램은 5만장(50K), 금액으로는 약 7조3000억원을 집행할 것으로 추정됐다. D램은 평택2공장을 중심으로 증설이 추진된다. 삼성의 올해 메모리 투자 금액은 약 17조원에 달해 장비 업계 적잖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실제 외국계 반도체 업체인 A사는 올해 한국 매출 계획을 작년보다 50% 성장하는 쪽으로 잡았다.

A사 관계자는 “메모리 시황 개선으로 삼성이 투자를 재개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국내 반도체 장비사인 B사도 '성장'을 내걸었다. B사는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으나 작년 4분기부터 주문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B사가 최고 호황이었던 2018년 실적을 올해 다시 기록하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모두 1위인 세계 최대 메모리 업체다. 삼성전자 투자 규모에 따라 후방 산업계는 희비가 엇갈린다. 삼성의 투자로 반도체 장비업계는 지난해보다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는 보수적 투자를 예고해 온도차가 느껴진다.

SK하이닉스는 작년 10월 있은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투자가 올해보다 상당 수준 줄어들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장비사들이 기대하는 SK하이닉스 투자는 청주 M15 공장이다. SK하이닉스의 첨단 낸드플래시 생산 라인이기 때문에 신규 투자는 이곳에 집중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수율이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으면서 SK하이닉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이다.

장비업계 고위 관계자는 “올해 SK하이닉스 설비 투자가 2018년 대비 4분의 1로 쪼그라들었을 만큼 규모를 줄였다”며 “하반기 본격적인 오름세가 보이면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비업계는 올해 이미지 센서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지 센서 사업을 육성하고 있어서다. 현재 메모리 11라인을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전환 중인 삼성전자는 추가 라인 전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이미지 센서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