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102.뉴질랜드 스타트업 생태계, 소셜 임팩트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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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사가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교수가 세운 솔 머신스는 인공지능(AI) 챗봇 시장에서 모든 관련 기업이 사용자가 취해야 하는 정보에 대한 예측 정확도 성능에 집중할 때 인간 감성에 집중한 나디아를 개발했다. 챗봇 시장에서 톡득한 감성 인식이라는 접근은 AI 전문가에게 충격을 준 역발상이었다. 이러한 접근을 가능하게 한 것은 뉴질랜드 스타트업 생태계만의 고유한 소셜 임팩트 지향 자세 때문이다.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시의 산하 경제발전 기관인 웰링턴지역경제개발청(WREDA)은 스타트업, 혁신 기술 기업 등 21세기를 이끌어 갈 기업을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다. WREDA 산하 기관인 크리에이티브HQ에서는 초기 스타트업이 비즈니스 생태계에 발을 딛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약 400개 업체가 크리에이티브HQ 지원 프로그램을 거쳐 갔다. 이 프로그램에 선발된 스타트업의 공통점은 대부분이 소셜 임팩트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에드먼드 힐러리 프로그램은 뉴질랜드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민 프로그램으로, 자국 보호주의의 여타 이민 프로그램과는 다른 점이 많다. 소셜 임팩트 비전이 있는 청년 및 장년층을 뉴질랜드로 초청해 2~3년 정도 사업을 구축·운영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영주권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이 정의한 소셜 임팩트는 인간을 더 이롭게 하고 사회를 자연 친화형으로 만들어 가는 힘을 뜻한다.

뉴질랜드 관광업을 보면 이해가 더 빠르다. 뉴질랜드 관광업은 대부분 자연 친화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육상·수중 생태계가 다양한 뉴질랜드는 수족관, 동물원 등 관광시설은 없다. 그야말로 자연 생태계를 존중하며 야생 그대로를 인간이 조심스레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축산 농가에서 숙식 체험을 한다든지 야생의 돌고래 무리에서 수영을 체험하는 등 자연 친화형 소셜 임팩트를 지향한다.

뉴질랜드 농축산 산업은 대규모화돼 있고 관련 푸드테크(음식+기술), 애그테크(농업+기술) 창업 생태계도 훌륭하게 조성돼 있다. 뉴질랜드 푸드테크협회는 인구 수 대비 대규모 협회로 구성돼 있으며, 활동이나 영향력이 상당하다. 뉴질랜드 북섬, 남섬 모두 농업이 활성화돼 있다. 특히 옥타곤 지역은 과채류 농업이 활성화돼 있고, 연관된 애그테크도 상당히 발전된 상태다. 대농 중심으로 구성된 농업은 자동화 농법이 이미 자리 잡아 농가들은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고, 관련 농업 스타트업 창업도 활발하다. 사우스랜드는 척박한 땅임에도 대규모 목축업이 체계를 갖춰 자리를 잡았는데 빙하 흔적인 피오르 지형까지도 자연 친화형 관광상품으로 개발, 지역 소득 수준도 꽤 높다. 대기업보다는 지역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위주로 만든 산업 생태계에서 상생 발전을 지속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

축산업이 발달한 뉴질랜드이지만 식물 성분을 활용한 닭고기를 개발해 판매하는 푸드테크 신생 기업 선페드미트도 있다. 선페드미트는 생산 규모를 확대해 “세계에서 가장 싼 고기를 만들겠다”고 공언하며 친환경 소셜 임팩트를 강조하고 있다. 농축 산업을 관광과 연결시킨 6차 산업 기반의 스타트업 창업도 활발해 우리나라도 충분히 벤치마킹해 볼 가치가 있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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