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인공지능, 자동차 안으로 들어오다

Photo Image
장원식 콘티넨탈오토모티브코리아 이사.

자동차 역할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면서 사생활을 보장하는 개인 공간에 불과했다. 지금은 어떠한가? 커넥티비티, 디지털 기술과 융합을 거치면서 자동차 시스템은 대표 고부가 가치 산업이 됐다. 운전의 즐거움을 주는 하드웨어(HW) 기반 기계로서의 가치는 줄어들고 사물인터넷(IoT) 일부가 되면서 소프트웨어(SW) 기반 기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향후 레벨4 이상 고도화된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면 자동차는 완전히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스스로 운전하는 로봇택시 시대가 열리면 사람은 더 이상 '운전자'가 아닌 '동승자'가 될 것이다.

향후 모든 자동차 회사가 동등한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 자동차를 개발하고 시장에 내놓는다고 가정해 보자. 어떠한 요소로 경쟁사와 상품성을 차별화하고 더 가치 있는 차량을 개발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고민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 물론 디자인이나 동력 성능, 친환경 기술 등도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일 수 있지만 여유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상황에 맞는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다양하고 특별한 사용자경험(UX)을 선사하는 차별화한 '실내 공간'이 상품성 측면에서 중요한 항목이 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공지능(AI)은 미래차의 필수 요소다. 스스로 경험하고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보이지 않는 상황까지 인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AI는 아마존의 알렉사와 같이 실내 공간에서 자동차와 사람 사이에 자연스운 직관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해 준다. 그러나 단순한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자동차가 운전자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자율주행차에 대한 신뢰나 만족도는 크게 높아질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운전자의 평소 운전 습관을 이해하고 운전한다면, 나아가 운전자의 컨디션에 따른 운전 패턴을 기억하고 운전한다면 사람이 느끼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만족도는 극대화될 것이다. 이처럼 AI는 '자동차와 사람을 연결해 주는 기능'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사람을 이해하는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다만 자동차가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다. 일상의 음성 명령을 포함해 심장박동·혈압·혈당 등과 같은 건강정보, 운전자 얼굴을 인식하기 위한 실내 카메라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특히 실내 카메라의 경우 졸음 상태, 운전자의 시선이나 신원을 구분할 수 있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운전자의 의도나 표정까지 읽을 수 있는 기능도 갖춰야 한다.

자동차는 앞에서 나열한 다양한 입력 정보를 AI 알고리즘을 통해 운전자의 스트레스나 감정을 어느 정도 '인지'할 수 있다. 이렇게 파악한 상황들은 또 다른 AI 기반의 인지 알고리즘을 거쳐 운전자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구체화해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 결과 자동차는 운전자 상황을 고려하고 그에 맞춰 대응함으로써 운전자 상태가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응급 요청이나 갓길 정차를 유도하거나 감정에 따른 대화 모드 변경 또는 실시간 분위기에 맞는 음악이나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운전자의 스트레스를 낮춰 주고, 더욱 즐겁고 편안한 탑승이 되도록 해 준다.

콘티넨탈이 개발하고 있는 AI 기반 '디지털 동반자' 시스템은 운전자를 공감하는 기능에 실내 카메라를 추가, 동승자를 파악하고 상황에 적합한 반응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디지털 동반자'와 같은 새로운 콘셉트는 인간과 기계를 동반자로 만들어 줄 것이며, 새로운 UX를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자율주행과 같은 자동차의 기술 성능을 좀 더 가치 있게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장원식 콘티넨탈오토모티브코리아 이사 WonSik.Jang@continental.com


브랜드 뉴스룸